"과도하고 무리한 노조 요구·강경 투쟁 늘 것" 우려
   
▲ 한국경영자총협회 50주년 기념 로고./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ILO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개정안에 경영계 요청사항은 사실상 반영되지 않아 국회 통과 절차가 강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영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안은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개정안은 노조측에 기울어진 힘의 균형을 더욱 쏠리게 해 노조의 과도하고 무리한 요구와 과격한 강경 투쟁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재계는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접 형사처벌 폐지 등 최소한의 사용자 대항권을 함께 입법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경총은 "이미 노조 활동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을 삭제할 경우에는 노동계의 추가적인 급여지급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를 둘러싼 갈등과 분규도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영계는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은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수차례 건의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종합경제단체를 비롯한 32개 경제단체는 공동으로 국회에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건의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경영계 의견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경총은 "그러나 금일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경영계 요청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부안보다 더 노동계의 입장만을 반영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경영계는 이와 같이 편향된 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법이 현재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대로 확정된다면 이미 세계 최하위로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경제계 중론이다. 또 기업들의 노사관계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따르고 있다.

경총은 "국회가 동 법안에 대한 본회의 상정 등 추가적인 입법절차를 중단하고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심도있게 재심의해 경영계 입장도 균형있게 반영된,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노사관계를 만들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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