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우려 노조 안심시키기 차원…사측이 노조에 대화 제안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가처분 기각 후 인수 반대 의사 접는 수순
아시아나항공 노조와는 산업은행이 먼저 만남 제의 전망
   
▲ 지난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 나와 사전 질문에 답변하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사진=대한항공 뉴스룸 유튜브(KoreanAir Newsroom) 캡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발표 이후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자리한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우 사장은 이날 오후 대한항공 노동조합·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각각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는 정부·한국산업은행이 함께 모여 회의를 열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은 사내 노조와 대화를 먼저 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이후 찬성 입장을 밝힌 일반 노조뿐 아니라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조종사 노조와도 대화를 시작하며 인수 과정 중 최대 장애물로 꼽히는 노조와의 갈등을 풀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대위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민주노총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달 대한항공의 인수 결정 발표 이후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반면 8월 기준 1만1679명 조합원이 소속된 대한항공 일반 노조는 인수 찬성 의사를 밝혀둔 상태로 노노(勞勞)갈등까지 예상된다.

이번 노사 대화는 사측이 먼저 노조에 제안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우 사장은 수차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해왔다. 그런 만큼 이번 노조 간담회에서도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정리해고가 없을 뿐 아니라 기존 직원 처우 변화도 없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그간 대한항공은 언론을 통해 이같은 점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통합 이후 계획을 상세히 설명해 노조를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조종사 노조 역시 KCGI 측의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며 인수 자체를 반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관계자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때가 아닌 때"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입장도 들어보고 서로 좋은 방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우 사장과 노조와의 대화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뒤이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직접 노조와 소통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노조와는 산업은행이 먼저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관측이다.

산은은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 이전인 지난달 27일 아시아나항공 노조에 대화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노조가 거부해 만남이 무산됐다.

당시 산은은 "투자 실행과 향후 PMI(인수 후 통합전략) 진행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관련, 주요 이해관계자인 아시아나항공 노조 의견을 시의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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