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수처장,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길 바란다" 송곳검증
공수처 인사위 구성, 야당 비협조시 공수처장 홀로 공수처 될수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연내 출범을 위한 속도전을 예고했지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존재한다.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한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장에 대한 혹독한 검증을 예고했다. 또한 이번 개정안으로는 공수처장 홀로인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수처장추천위원회가 첫 회의에서 공수처장 후보 최종 2인을 추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1인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에 돌입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단독으로 출범을 강행하는 만큼 초대 공수처장은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가 추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본인들이 통과시킨 비토권마저 무력화시킨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야당에서 친정부 인사로 공수처가 구성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상황에서 나름 중립적인 인사를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친여권 인사를 추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라임·옵티머스 펀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청와대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여당이 중립적인 후보들을 거부했다고 폭로하면서 “윤석열처럼 배신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을 넣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청와대 연루 의혹, 월성 원전 관련 조작 사건 수사를 은폐, 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음도 알고 오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10일 본회의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으로는 공수처 소속 검사 임명이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공수처장만 존재하는 기관이 될 수도 있다.

공수처 인사위원회는 처장, 차장, 처장이 위촉한 외부인사 1명,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한다. 야당이 자당 몫 인사위원 추천을 미루거나 거부할 경우 공수처장이 지휘할 검사 25명을 선발하기 위한 인사위가 열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공수처법)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만약 여권이 야당 몫 인사위원 2명을 제외한 5명으로 인사위 구성을 마치고 공수처 검사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권 친위 수사기관’이라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그렇다고 공수처법을 또 개정하면 민주당 스스로 졸속 입법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재적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이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공수처가 출범하면 공수처 운영 규칙을 통해 그러한 규정하에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야당도 본인들의 법적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 검사 인사추천위 관련 향후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때 돼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