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출범 초기 한 두 달 내 타결” 전망
3월 합의 ‘13% 인상안’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
현 조건으로 1년연장 뒤 다년계약은 미룰 수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난해 9월부터 시작돼 최장 공백기를 기록하고 있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은 결국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타결될 전망이다. 

한미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화상회의를 지난 11월 30일 개최, 8개월만에 공식 협상을 재개했지만 현황 점검 회의로 그쳤다. 양국 협상 대표는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조속히 도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날 회의에 우리측의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미국측에서 올해 8월 방위비분담금협상대표로 교체된 도나 웰턴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선임보좌관이 각각 20명씩의 협상단과 마주앉았다. 

그동안 정 대표와 미측 대표단은 전화 및 이메일 협의를 지속해왔지만 한미 협상대표가 서로 얼굴을 마주한 것은 올해 3월 제11차 SMA협상 7차회의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뒤 처음이다.

하지만 아직 트럼프 행정부인 만큼 현실적으로 미측은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로 공이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르면 새 정부 출범 초기 한두달 안에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이 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인 스티븐 노퍼 컬럼비아대 교수는 11.3 미국 대선 직전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SMA와 관련해 첫달이나 두달 안에 빠른 합의를 보게 될 것”이라며 “상당히 빠른 해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조 바이든 트위터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50억달러의 무리한 방위비 청구서를 거두고 한국의 제안에 가깝게 방위비 협상을 타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긴 교착 국면에 빠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 인상된 13억 달러(약 1조5900억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SMA 7차회의를 마치고 올해 분담금으로 전년 대비 13% 인상된 약 1조1700억원을 내는 것으로 실무선에서 합의를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잡기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 주한미군 한국인 군무원 무급휴직 문제도 발생했으며, 한국이 이들에게 임금을 먼저 지급하는 별도 합의를 맺기도 했으나 SMA 협상은 지연돼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되면 바이든 당선인의 ‘동맹 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정책으로 합리적인 선에서 신속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협상의 교착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동맹국들이 적정한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3월 한미 간 합의된 13% 인상안 이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한편, 코로나19 대응이 급선무인 조 바이든 행정부가 SMA를 조기에 타결하되 일단 현재 조건을 1년 연장한 뒤 다년 계약 협상은 뒤로 미룰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1년 단위로 바꾸면서 ‘매년 인상’이 큰 부담이 됐던 SMA를 다년 계약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한미동맹 강화 결의안이 지난 11월18일 미 하원에서 통과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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