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사고·화재 등에 따른 차량전원 상실시 도어 개폐방식 문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동차의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갈수록 '페일 세이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 모델X 차량 화재 발생시 외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사례가 알려지며 자동차 분야에서의 '페일 세이프'개념이 재조명 되고 있다. 

'페일 세이프'는 기계나 시스템이 오작동이나 고장을 일으킬 경우, 이로 인해 더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한 상황이 되도록 기계나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 /사진=미디어펜

이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은 독립적인 ECU를 두고 기능을 나눠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빠르게 진행된 전동화로 이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가 발생을 해도 안전을 위한 기능을 독립적으로 활성화 시켜두기 위해서다. 

앞서 테슬라의 경우 통합ECU를 활용하며 전원이 차단됨에 따라 외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자동차 관련법규도 마련돼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14의3] '충돌시 차체구조기준'에 의하면 모든 차량이 충돌 후에도 좌석 열 당 1개 이상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법규가 마련되어 있다. 

이에 기존의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이를 준수해 차량을 설계하고 있다. 

자동차는 충돌사고 및 화재로 승객 구조가 필요해지는 상황을 대비해 '충돌 시 잠금 해제' 기능을 통해 도어 잠금 장치가 해제되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이번 테슬라 모델X 사고는 승객이 의식을 잃은 상태라 내부에서 문을 열고 탈출할 수 없었으며 구조대가 도착해 외부에서 문을 열고자 했으나 차량 전원 상실로 인해 스위치 방식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테슬라 모델 X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기계적인 연결 없이 전기 스위치 방식으로만 구성돼 문을 여는 구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일본의 토요타와 독일의 폭스바겐, 미국의 GM등은 모든 차종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도어 잠금장치(래치)와 케이블이나 로드를 통해 기계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적용해 차량의 전원 상실 여부와 무관하게 수동으로 핸들을 조작하여 도어를 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페일 세이프티'는 오랜 시간동안 경험을 통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기술력이 쌓아지는 만큼 자동차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는 브랜드가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라고 꼽히고 있다. 

오랜시간동안 리콜과 같은 경험을 토대로 문제를 해결해왔던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의 글로벌에서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동력기관의 혁신을 지닌 미래차들에 비해 뒤쳐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처럼 빠른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며 사람이 탑승해야되는 자동차 인 만큼 안전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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