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국내파 '장타 여왕' 김아림(25)이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 1인자인 김아림은 15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총상금 550만달러인 이번 대회에서 김아림은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0억9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한국 선수가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김아림이 11번째이며, 박인비가 두 차례 우승했기 때문에 선수로는 10번째가 된다. 지난해 이정은의 우승에 이어 이어 2년 연속 한국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사진=LPGA 공식 SNS


세계랭킹 94위밖에 안되는 김아림은 생애 첫 US 여자오픈 출전에서 단번에 정상에 올라 역대 최저 랭킹 우승자가 되는 기록도 세웠다.

더군다나 김아림은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시부노 하나코(일본)에 5타 뒤진 공동 9위로 이날 최종라운드를 시작해 대역전 우승을 했다. US 여자오픈에서 최종라운드 5타 차를 뒤집고 우승한 선수는 1995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비롯해 6명뿐이어서 최다 타수차 역전 우승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이날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2언더파 282타로 김아림에 1타 뒤진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따냈다.

3라운드 후 시아버지가 타계했다는 비보를 접하고 출전을 이어간 에이미 올슨(미국)은 이날 침통한 표정 속 1오버파를 쳐 최종 2언파로 고진영과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가 버디 5개를 잡고 3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하며 공동 6위(2오버파 286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이 박인비와 함께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했던 시부노는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려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 기대됐으나 3타를 잃으며 김아림 등에 역전당해 4위(1언더파 283타)로 밀려났다.

시부노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에서 나섰던 김지영은 이날 샷 난조로 9오버파를 적어내며 공동 30위(8오버파 292타)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악천후로 4라운드가 하루 연기된 것이 김아림에게 승운을 불러왔다. 선두 시부노에 5타나 뒤져 우승 경쟁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김아림은 5번(파5), 6번(파4)홀 연속 버디에 이어 8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역전극의 서막을 올렸다.

10번(파4), 11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뒷걸음질을 했지만 올슨이 격차를 벌리지 못한 가운데 김아림은 막판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16∼18번 홀에서 3연속 줄버디로 우승의 감격을 누린 것. 16번 홀(파3) 버디로 올슨에 1타 차로 따라붙었고 17번 홀(파4) 버디로 마침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3m 내리막 버디를 성공시켜 1타 차 선두로 먼저 대회를 마쳤다.

뒷 조에서 경기하던 올슨이 16번 홀 보기, 17번 홀 파로 김아림에게 두 타 차 뒤지며 김아림의 우승은 굳어졌다. 올슨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이미 김아림의 우승은 결정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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