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8개 계열사, RE100에 국내 기업 최초 가입 시도
삼성전자 "해외선 100% 준비된 상태…제도 완비되면 국내서도 참여"
LG전자,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탄소 50% 저감 방침…관련 장비 도입 확대
   
▲ 탄소 중립 일러스트레이션./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글로벌 재생 에너지 전환 요구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본 최대 전자기업 소니가 '탈일본'까지 언급하며 자국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는 관련 업계가 자발적으로 탄소 중립 대열에 동참하고 있어 환경 문제로 인한 엑소더스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JCI(일본 기후변동 이니셔티브)는 고노 다로 일본 내각부 특명담당대신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소니 △닛세이에셋매니지먼트 △리코 △카오 등 4개사가 자리했다. JCI는 소프트뱅크그룹 등 100여개 기업·단체가 일본 내 재생 에너지 보급 촉진을 목적으로 결성한 조직이다.

이날 면담에서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고노 대신에게 "재생 에너지 조달이 힘들다"며 "당국 지원이 없을 경우 일본을 떠나겠다"고 불만과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는 전언이다.

애플은 지난 7월 '환경 보호 성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자사 제품·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 중립'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탄소 중립은 산업군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양 만큼 대기 중 탄소를 없애 합계를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니는 최근 애플·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과 보조를 맞춰 탄소 배출 저감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자사 운영에 필수적인 동력을 100%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조달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RE100'으로 통하는 'Renewable Energy 100운동'에 가입한 상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와 같은 정책을 자사 사업장과 주요 부품 공급 업체에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 부품 공급사 소니 또한 204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생산시설의 가동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는 자사 전 제품·기업 활동 탄소 발자국 '0'을 이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소니는 유럽과 중국 내 공장에서는 재생 에너지로의 전력 전환을 마무리했고 북미 소재 생산시설은 2030년까지 전환조치를 끝낸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재생 에너지를 잘 쓰지 않는 형국이다. 소니 공장 역시 재생 에너지 전환율이 낮아 애플 요구를 맞추지 못해 일본을 떠날 수 밖에 없다는 CEO 발언의 배경이다.

현재 RE100에는 277개 글로벌 기업이 가입한 상태이며 한국 기업들은 단 한 곳도 없다. 지난달 SK㈜·SK텔레콤·SK하이닉스·SKC·SK실트론·SK머티리얼즈·SK브로드밴드·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SK그룹 8개 계열사가 가입 신청을 했을 따름이다.

독일 자동차 회사 BMW는 자사 전기차에 리튬 전지를 납품하는 삼성SDI에, 애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 기존 시스템 반도체의 평면 설계(왼쪽)과 삼성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런 가운데 지난 7월 국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석기 삼성전자 부사장은 국내에서도 제도와 여건이 갖춰지면 RE100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인프라가 갖춰진 나라에서는 재생 에너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적극 해나가고 있다"며 탄소 중립에 대한 지지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 역시 "해외에서는 올해까지 탄소 중립을 100% 이뤄내겠다고 공언한만큼 대부분 마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탄소가격(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을 잠재적 위협 요소로 본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를 기회 요인으로 인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탄소경영섹터 아너스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설비 투자와 설비 운영 최적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국내외 생산사업장 및 사무실에서 193만톤의 탄소를 배출했으나 오는 2030년까지 50% 수준인 96만톤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산공정에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고효율 설비와 온실가스 감축장치의 도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청정개발체제(CDM)사업을 확대해 유엔 기후변화협약 청정개발체제 집행위원회(UNFCCC)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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