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재분배로 절대 해소될 수 없는 빈곤…대량실업 등 복지의 역설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이야기와 그림으로 쉽고 재미있게 배우면서, 누구나 마스터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전경련의 출판자회사인 FKI미디어(www.fkimedia.co.kr)가 시장경제의 핵심 원리를 일상생활과 역사 속 사례들로 재미있게 풀어쓴 ‘스토리 시장경제 시리즈’를 출간했다. 시장경제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부터 체제, 원리, 정부, 개방, 복지, 기업, 기업가, 노동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9가지 핵심 요소들을 각 권으로 다루고 있다. 총 9권이 시리즈로 출간될 예정이며 지금까지 6권이 출간됐다. 미디어펜은 시장경제 원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권당 2편씩의 칼럼을 연재한다.

‘스토리시장경제’ 이야기 (6) - 복지의 재발견

자립이 기본이다, 복지는 부유해진 결과다

   
▲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택시기사들은 왜 해고당했을까?

2011년 7월, 경상남도 지역의 택시업계에 최저임금제가 도입되었다. 경남 지역 택시운전자들은 잔뜩 들떴다. 일전에 전국 택시운전자들이 서울 여의도를 점령해가며 택시업계의 최저임금제 도입을 주장한 덕분이라며, 이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택시운전자들의 기쁨은 아주 잠시였다. 그다음 달, 창원에 있는 한 택시회사는 66명의 택시기사 전원을 해고해 버렸다. 안정적인 소득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제 도입이 어째서 택시기자 전원 해고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일으켰을까?

그 이유는 최저임금제가 시장질서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제는 법적으로 근로자에게 일정 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정해놓은 제도이다. 최저임금제 확대를 주장하는 쪽은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법적으로 보장함으로써 근로자의 소득 증대와 생활 안정을 도모하며, 나아가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뉴시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최저임금은 소득 증대 및 생활 안정이라는 결과를 모든 근로자에게 가져다줄 수는 없다. 그 이유는 회사란 영리단체이며 어떠한 일이든 수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의 영리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운영이 어려워지고 심하게는 존립 자체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따라서 고용주는 최대한 회사에 이득이 되는 쪽을 택하게 된다. 고용주가 판단하기에 최저임금에 역량이 못 미치는 근로자가 있다면 그 근로자를 대신하기 위한 신기술과 기기를 도입하여 좀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앞서 말한 택시운전자 66명의 전원 해고와 같은 대량 실직의 사태를 일으키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최저임금제의 도입 및 확대를 주장한 사람들이 근로자의 대량 해고와 같은 극단적 사태까지 예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최저임금제가 대다수 사람에게 보편적인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법적 장치로 보인다.

최저임금제를 통해 소득 재분배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과 이상은 천양지차였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복지 확대론자들의 한계가 드러난다.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득 재분배 정책에서 빈곤을 퇴치하고, 사회 전체 구성원의 삶이 질적 향상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 사진은 ‘경비원 분신’ 사고가 일어난 아파트 경비원들의 모습이다. ‘해고 통보’로 논란이 일었던 압구정동 S아파트의 경비원들은 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속해 있다. 지난 10일 민노총에서는 조종 시한 연장 없이 경비원들이 바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SBS 뉴스 방송캡처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빈곤은 소득재분배정책으로 절대 해소될 수 없다. 폴 헤인은 자신의 저서 『경제학적 사고방식』에서 ‘소득은 분배되는 것이 아니므로 실질적으로 재분배될 수도 없다’고 했다. 오히려 소득 재분배정책은 ‘열심히 일하지 않고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는 안일하고도 방만한 생각을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게 한다. 그리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근로의욕을 저하하고 생산성을 하락시킨다. 게다가 저소득층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며 결국 장기적으로 빈곤의 악순환을 낳을 확률이 커진다.

돈이 많건 적건 모두가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제성장이다. 경제성장은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사회 전체의 부를 늘려서 빈민을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한다. 사회 전체의 부가 확대되는 과정은 개인의 부가 늘어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최저임금을 얼마 이상 보장하느냐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숲을 보지 못하고 눈앞에 나무 몇그루만 보는 격이다. 경제성장을 통해 사회 전체의 부가 증대한다면 빈곤 퇴치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적인 삶의 질 또한 자연스럽게 향상되기 마련이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