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최대규모 인수합병(M&A)이 예상되는 쌍용건설 인수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ICD)가 최고 입찰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17일 쌍용건설 매각 본입찰에는 두바이투자청과 삼라마이더스(SM)그룹, 철스크랩 가공업체인 상장사 스틸앤리소시즈 등 3곳이 참여했다. 당초 예비입찰 참가를 희망했던 싱가포르 사모펀드 중도 포기했다. 

   
▲ 쌍용건설 본입찰 결과 두바이투자청이 입찰가격에서 수백억원 앞서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시 된다./사진=뉴시스

이날 본입찰 결과 두바이투자청은 국내 SM그룹과 스틸앤리소시즈보다 수백억원 높은 입찰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 관리인은 18일 법원에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두바이투자청을 선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만 1600억달러(약 17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국부펀드로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도 자회사인 에마르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쌍용건설이 두바이 3대 호텔로 꼽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에미리트 타워 호텔'을 시공해 현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 이번 본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을 인수하기까지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우리·신한은행 등 쌍용건설 채권단과 두바이투자청간 해외 보증, 소송 등의 자산 처리문제에 대해 이견이 큰 상태"라며 "본계약이 지연되거나 중간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국제강, 독일계 엔지니어링그룹 M+W그룹 등도 해외 보증, 소송에 대한 처리 문제로 본계약 성사가 무산된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악재를 피해 쌍용건설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려면 다음달 열릴 쌍용건설 관계인집회에서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입찰에서 모든 후보들이 쌍용건설의 청산가치(약 3000억원) 보다 낮은 인수 가격을 제시함에 따라 채권자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다시 얻어 회생계획안이 변경돼야 한다.

한편 쌍용건설은 지난 2007년부터 7차례 채권단 주도로 매각을 시도, 지난해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법원 주도로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