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일주일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전국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부동산 거래 비수기인 12월임에도 가격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전국적으로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가 연이어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효과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12월 2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상승 폭이 늘어난 0.29%를 기록했다. 지난주 상승률(0.27%) 대비 0.01% 포인트 올랐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7개월 만에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0.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이번 주 들어 상승 폭을 확대하며 한 주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수도권과 지방, 서울까지 전국의 집값이 뜨겁다. 수도권은 지난주 0.18%에서 이번 주 0.20%로, 서울도 같은 기간 0.03%에서 0.04%로 지난주보다 높은 변동률을 나타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28주 째 상승 곡선이다. 특히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가했던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5주 연속 집값 상승 폭을 넓혔다. 강남구를 제외한 서초·송파·강동구는 지난주의 두 배 가까이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서초구가 0.03%에서 0.06%로, 송파구는 0.04%에서 0.08%로, 강동구는 0.03%에서 0.06%로 뛰었다. 부동산원은 “저금리 유동성 확대, 입주 물량 감소 및 전세 수급 불안 등으로 매수세가 소폭 증가한 가운데 강남 4구 주요 단지 및 정비 사업 기대감이 있거나 상대적 중저가 단지를 위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봤다.

또 광진구(0.06%), 관악구(0.05), 마포구(0.05%), 종로구(0.04%) 등도 9억원 이하 단지나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강서구(0.04%), 노원구(0.04%)도 대규모 사업이나 정비 사업 등 개발 호재나 직주 근접 수요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역시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30%로 상승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파주는 지난주보다 소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1.1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0.78%였던 고양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이번 주 0.88%로 더 늘었다. 이밖에 성남 분당구(0.47%), 광주시(0.45%), 남양주시(0.38%), 오산시(0.37%) 등도 상승 폭이 컸다. 인천은 지난주와 같이 0.15% 상승했다.

지방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0.35%였던 지방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번 주 0.38%로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값은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매매 수요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외지인 투기 수요가 늘면서 풍선효과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일부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된 바 있는 부산은 규제 이후에도 상승 폭이 더 커졌다. 부산은 2주 전까지만 해도 0.50%의 변동률을 기록했지만, 지난주 0.58%로 늘더니 이번 주엔 0.71%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규제지역인 남구(0.53→1.07%), 해운대구(0.26→0.37%)는 비규제지역 집값 급등에 이어 함께 상승하는 ‘역(逆)풍선효과’까지 나타났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때 제외됐던 부산진구(0.78→1.12%), 강서구(1.32→1.36%), 기장구(0.70→1.22%) 등에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비규제지역인 광주와 울산도 각각 0.40%와 0.79%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상승 폭을 더 키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대책을 꺼냈음에도 시장이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정부가 추가 지정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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