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 대비 손실률 30% 넘어…"투자결정 신중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스피 지수가 기록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곱버스'로 불리는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1조원 규모로 인버스를 매수한 개인들의 손실률은 이미 10월말 대비 -3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돼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계속 해서 경신하고 있다.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5포인트 오른 2772.18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16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00억원, 1500억원어치가 넘는 물량을 순매도 했지만 개인이 약 3900억원 규모의 순매수 흐름을 주도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하지만 모든 개인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을 예상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지수 하락에 베팅해 ‘곱버스’에 투자한 일군의 개미들이 있다. 이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자 급속도로 불어나는 투자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초부터 대표적인 ‘곱버스’ 상품으로 손꼽히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무려 8796억 56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삼성전자 우선주(2조943억원)에 이어 순매수 상위 2위에 해당한다. 아울러 개인들은 'KODEX 인버스'를 1817억원 사들여 인버스 종목에서만 1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은 시장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특히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주가 하락 시 두 배의 수익률을 내는 금융상품이다. 보통 포트폴리오 수익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헤지 용도로 사용되지만, 최근 들어 급속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10월말 대비 코스피 지수가 22.19%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같은 기간 동안 -35.26%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부터 계산하면 손실률은 –53%에 달한다. 국내 증시가 활황을 띤 이상으로 높은 손실률을 내고 있는 것이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중인 코스피가 ‘언젠가는 내릴 것’이라는 계산으로 투자에 나선 것이지만, 면밀한 검토를 거친 의사결정이 아닐 가능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인버스 상품의 취지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최근 투자사례는 오히려 변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다른 투자 주체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전 의사결정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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