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의원 대표발의…'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 등 포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혜택을 대폭 늘리는 취지의 ‘투자형 ISA법’이 발의되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ISA를 통해 투자하는 경우 2023년부터 부과 예정인 주식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한다는 내용이 특히 눈에 띈다. 법안이 통과되면 ISA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대상 또한 ‘19세 이상 전 국민’으로 확대된다. 이에 사실상 중단된 흥행 흐름에 다시금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진=연합뉴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으로 도입 5년째를 맞는 ISA 시스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국민통장’ ‘만능통장’을 지향하며 박근혜 정부가 야심작으로 내놓았던 ISA 체계를 손보는 데 앞장선 것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날 일명 ‘투자형 ISA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농어촌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 법안의 내용을 보면 최근에 와서는 흥행 열기가 사실상 식어버린 ISA의 단점으로 손꼽혔던 여러 부분들에 대한 보완이 시도되고 있다.

우선 ISA를 통해 투자하면 2023년부터 부과 예정인 주식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현재 정부는 2023년부터 5000만원 이상의 투자 수익에 대해서는 20%(3억원 초과 시 25%)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ISA를 통해 투자할 경우 주식 양도세를 피할 수 있어 주식 투자자로서는 큰 인센티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 투자액에 대해서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는 최근 열풍 흐름을 맞고 있는 주식투자가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개정안은 ISA를 통해 주식·채권 등에 2년 이상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5%에 대해 매년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으며, 연간 세액공제 한도는 최대 150만원으로 설정했다.

또 이번 개정안에서는 현재 ‘예금성 투자 및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한정돼 있는 ISA 투자 대상에 상장 주식·채무 증권을 포함했고 장외시장(K-OTC)을 통해 거래되는 비상장 주식도 넣었다. 이들 상품 투자로 발생하는 양도차익 및 이자·배당 소득에 비과세를 적용한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ISA 개설 가능 대상을 ‘19세 이상 전 국민’으로 확대한 점도 특징적이다. 가정주부나 사회 초년생은 ISA에 가입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자주 지적된 만큼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ISA의 진입장벽도 낮아져 흥행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정안은 ISA의 가입 시기 또한 내년 말에서 2022년 말까지로 1년 연장했으며, 납입 한도는 기존 최대 1억원(연 한도 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일시납 가능)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병욱 의원 측은 이번 개정안 발의의 배경에 대해 “부동산에 편중돼 있는 시중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해 국민들에게 노후 대비를 위한 ‘두터운 지갑’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넓게 보면 지난 17일 정부가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 부합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몰린 유동자금을 분산시키기 위해 주식시장 등 자본시장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ISA 개정안은 사실상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라는 ‘큰 그림’을 지원사격하려는 의도에서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주식 거래세 완화 등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가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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