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양천구가 행복주택 건설을 위한 목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따라 행복주택 건설 반대로 일부 지역과 갈등을 빚어오던 정부의 사업추진에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에서 '행복주택 목동지구 주민설명-의견 청취회'가 예정된 가운데 정문 앞에서 양천구민들이 지구위치 지정에 반대하는 '민-관-정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박연욱)는 18일 서울시 양천구가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행복주택 건설을 위한 목동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필요한 지역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는 규정은 명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며 "관련법도 사전협의, 의견청취 등을 통해 주민과 이해 관계기관의 절차적 참여를 보장한 만큼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토부는 지구 지정에 앞서 주민 등의 의견청취 절차를 준수했고 이를 형식적으로만 거쳤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도심 내에 거주가 불가피한 저소득층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 등의 주거불안 문제 해소라는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목동지구 부지는 기반시설이 양호하고 도심접근성이 우수해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행복주택 건설로 인해 야기될 인구 문제나 교통 문제가 향후 수립될 개선대책만으로 전혀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중대한 공익이 침해될 것이 분명하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양천구청은 지난 3월21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공용부지에 대해 일방적으로 행복주택지정 처분을 내렸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지구지정 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30일 양천구 목동 일대 10만4900여㎡ 부지를 행복주택지구로 지정한 데 대한 처분취소 소송이다.

양천구청은 "해당 지역은 '목동종합운동장' '목동중심상업시설' 사이에 위치해 있고 목동주차장 및 펌프장, 재활용선별장, 제설수방창고 등 공공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공공시설에 해당돼 주택부지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토부가 목동지역민들의 의견수렴 등 사전 조사도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부지지정 발표를 했으며지속적인 반대의사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절차를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