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공행진에 장기 미분양까지 소진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전국적으로 집값 전셋값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미분양이 소진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아파트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자 수요자들이 오피스텔 시장까지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아파트 매물 부족과 높은 청약 문턱 때문에 이른바 비교적 접근이 양호한 오피스텔·다주택에 몰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 서울 일대 오피스텔 전경./사진=연합뉴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2만6703가구로 전월(2만8309가구) 대비 5.7% 줄었다.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수도권도 3607가구로 전월(3806가구) 대비 5.2% 줄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서울의 미분양 가구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서울지역 미분양 물량은 52가구로 나타났다. 전용 60m² 이하 50가구, 전용 60~85m² 2가구 등이다. 지역별로는 광진구에 2가구, 강동구에 5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는 지난해 11월 미분양 가구(176가구)보다 7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서울지역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면서 올해 10월부터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일산 제니스)의 분양이 이달 초 마무리 됐다. 2009년 분양을 시작한 지 11년 만의 결과다. 2700가구 규모의 일산 제니스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초기 계약자의 약 70%가 입주를 포기했다. 할인 분양, 중도금 무이자 대출, 관리비 대납, 자녀 교육비 지원 등 온갖 방법이 동원됐지만, 10년 넘게 미분양을 주인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해당 단지 분양 실패로 두산건설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두산그룹 전체의 재무 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산 제니스 미분양 해소에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올해 6월 발표된 ‘6·17 대책’이었다는 평가다. 수도권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규제를 피한 김포·파주 집값이 뛰었고, 일산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으로 수도권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장기 미분양 아파트라도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또 10년 가까이 입주자를 채우지 못했던 용인 수지구 ‘성복힐스테이트&자이’(3659가구)도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었다.

이같이 아파트 수요가 급증하자 오피스텔 시장에도 수요가 쏠리고 있다. 작년만 해도 전국에서 분양된 오피스텔 68곳 중 47곳(69%)이 미분양이었지만, 최근엔 아파트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외면받던 빌라(다세대·연립주택)에도 매수세가 붙고 있다. 올 10월 서울에선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4656건)이 아파트(4369건)를 추월하기도 했다.

오피스텔 거래도 증가세다.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405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 늘었다. 저금리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거듭되자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투자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수익률은 높은 전용면적 40㎡ 이하 오피스텔 거래가 2230건으로 전체 거래의 5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오피스텔 청약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0일 청약을 마감한 대구 중구 ‘중앙로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 오피스텔은 평균 경쟁률 75대1, 전용면적 84㎡ A 타입(35실)은 경쟁률이 103대1에 육박했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 ‘힐스테이트 도봉역 웰가’ 오피스텔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평균 9대1의 경쟁률로 완판됐다. 통상 오피스텔은 청약 경쟁률이 5대1만 넘어도 ‘흥행 대박’으로 평가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수요자들이 미분양에 이어 아파트 대체용으로 오피스텔 시장까지 달려들고 있다"며 "당분간 이같은 내집마련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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