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폭락' 1450선까지 밀려…낙폭 빠르게 회복하며 '신기록' 경신
상저하고(上低下高). 올 한 해 국내외 주식시장을 요약하는 단어다. 국내시장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시장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3월 이후 빠른 속도로 낙폭을 회복한 주가지수는 결국 하반기 들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록적인 호실적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라는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미디어펜은 5회에 걸쳐 다사다난했던 2020년 금융투자업계를 되돌아보고, 2021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렇게 드라마틱한 한 해가 또 있었나 싶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덮쳤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누구도 예상치 못할 만큼 국내 증시가 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대형 A증권사 애널리스트)

   
▲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는 올해 초 불거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특히 3월에 ‘패닉’ 수준의 폭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낙폭을 모두 회복했고 코스피의 경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박스피’를 탈출했다는 의미를 남겼다. 내년엔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올 한 해 국내외 주식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것은 지난 3월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패닉’ 수준의 대폭락이 찾아왔다. 지난 3월 19일 코스피 지수는 1457.64까지 폭락하며 시장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반전의 모멘텀은 ‘동학개미’라는 별명을 얻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시작됐다. 대폭락이 있었던 지난 3월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무려 11조 1869억원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그리고 이후 10월 말까지 26조 560억원어치 주식을 더 담았다.

통상 개인 투자자들은 정보가 부족하고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도 기관이나 외인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올해의 경우에도 개미들이 엄청난 물량을 쓸어 담은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개미들의 대량 매집 이후 주가지수는 빠르게 회복됐다. 연말로 올수록 강세는 더욱 뚜렷해져서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2778.6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4일인 이날 오전 장에서도 2780선을 넘기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2778.6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한국거래소


3월 대폭락 이후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무려 1320포인트가 넘게 상승하면서 많은 개미들이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스마트 개미’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고, 코스피가 2700선까지 뚫으면서 지수가 박스권에서 머무는 소위 ‘박스피’를 탈출한 점도 작지 않은 의미로 남았다.

증권사들은 내년으로 넘어가면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이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2700선에서 3000으로, 하이투자증권은 2760선에서 3000선으로 올려 잡은 상태다. 신한금융투자는 2700선에서 무려 3200선으로 상단 밴드를 올렸으며 KB증권 역시 코스피 밴드 상단을 기존 2950에서 33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말에 이례적인 상승세가 이어진 만큼 내년 초 지수가 상승하는 ‘연초효과’는 기대보다 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한 코스피는 경기 부양책‧백신 등 재료 소진에 따라 연말연초에 소강상태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엔 펀더멘탈보다는 유동성 하락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하반기엔 다시 상승 추세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