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업계와 콜라보로 미래 비대면금융 아이디어 모색
‘이자’만 주던 시대서 ‘생활경제’ 혜택 제공…고객 참여 유도
코로나시대, 비대면금융 활성화위한 상품‧서비스 기획
   
▲ 시중은행 점포 내 창구/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비대면’이 최근 금융권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산업이 각광을 받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플랫폼‧유통 등 비금융업체와 손잡고 이색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해 눈길을 끈다. 

단순 이자혜택을 제공하던 과거와 달리 실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으로 고객의 참여를 끄는 게 특징이다. 비대면 디지털금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비금융산업과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플랫폼업계 협업으로 비대면금융 활성화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은 차량을 이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색적인 금융상품·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DGB대구은행(대구은행)과 하나은행은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택시와 손잡고 택시비용을 절감해주는 금융서비스를 내놨다. 

   
▲ DGB대구은행(대구은행)은 마카롱택시와 손잡고 택시비용을 절감해주는 금융서비스를 내놨다. /사진=DGB대구은행 제공


대구은행은 코로나19로 지친 지역경제를 고려해 택시비 절감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업으로, 대구은행 이용고객은 내년 1월31일까지 대구 시내에서 마카롱택시를 이용할 때마다 2000원의 할인혜택을 누리게 된다. 

할인받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마카롱택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주 결제카드로 대구은행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목적지에서 앱으로 결제하면 2000원을 할인받게 된다. 카카오택시의 결제플랫폼과 비슷한 구조다. 코로나시대 고객이 기사와 대면하지 않고도 택시비를 지불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대구은행은 고객들이 자사 카드를 이용함으로써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비대면 결제도 익숙해질 거로 기대하고 있다. 

마카롱택시도 대구에서 플랫폼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휴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마카롱택시는 전국에서 운영 중인 약 1만1000대의 직영택시 중 대구에 약 3000대를 투입할 정도로 대구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마카롱택시가 타지역보다 대구에 관심이 많은 데다, 앱도 갖추고 있다”며 “코로나19, 비대면 등 사회적인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플랫폼업체와의 제휴를 기획하던 중 마카롱택시를 주목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마카롱택시와 업무제휴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월 마카롱택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택시요금을 최대 7000원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이달 15일까지 ‘하나원큐’ 앱을 새로 등록한 고객에게 마카롱 택시 2000원 할인쿠폰과 캐시 5000원을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또 기사들을 위한 혜택으로 기사용 앱에서 매출대금 입금계좌를 하나은행으로 변경하면 PG수수료를 3개월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 BNK금융그룹은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와 ‘금융·모빌리티 혁신 활성화 및 상생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BNK금융그룹 김지완 회장, 쏘카 박재욱 대표이사 /사진=BNK부산은행 제공


우리은행과 부산은행은 1등 카셰어링업체 쏘카와 각자 업무협약을 맺으며 새로운 성장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쏘카 이용고객에게 맞춤형 금융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협업해 차량구매 고객에게 할부금융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리은행의 축적된 금융 노하우와 쏘카의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화된 공급망금융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부산은행은 금융권이 비금융업체와 전방위적인 협업에 나선 가운데, 플랫폼을 기반으로 앱을 운영하는 쏘카를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기업이 공통적으로 비대면 앱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협업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신한은행은 유통업체인 GS리테일과 ‘쏠XGS 백만원 챌린지 적금’을 내놨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카뱅, 참여형 상품으로 저축 재미 유도

신한은행은 유통업체인 GS리테일과 ‘쏠XGS 백만원 챌린지 적금’을 내놨다. 

고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백만원 챌린지'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고객들이 이 적금에 가입해 100만원 이상의 목돈을 마련하면 GS프레시몰 1만원 쿠폰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적금에 가입하면 즉시 GS25 편의점 2000원 쿠폰도 제공한다. 

적금은 6개월제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연 최대 1.4%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월 납입한도는 최대 50만원으로,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이벤트는 내년 2월14일까지 진행되며, 선착순 5만명으로 제한된다. 

신한은행은 "저금리 시대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GS리테일과 협업했다"고 밝혔다. 

   
▲ 카카오뱅크 26주 적금 with 이마트. 카뱅은 2주 동안 총 56만좌를 판매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카뱅)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지난 8월18일부터 2주 동안 진행한 ‘26주 적금 with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카뱅이 판매하던 26주 적금상품에 이마트가 콜라보업체로 협업한 것으로, 총 56만좌를 판매해 역대급 인기를 끌었다.

가입고객에게 적금이자 외 이마트 할인쿠폰과 캐시백 혜택 등 총 8만8000원의 혜택을 제공했다. 또 추첨을 통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장바구니를 제공해 적금 가입을 이끌었다.

뒤이어 지난 10일부터 2주간 판매한 마켓컬리 적금도 성공적이었다. 마켓컬리는 23만3000좌를 달성해 이마트보다 가입수가 적었지만, 마켓컬리가 서울‧경기권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카뱅은 무료배송‧상품할인 쿠폰과 한정판 마켓컬리 굿즈를 제공하며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 카카오뱅크 26주 적금 with 마켓컬리. 카뱅은 2주 동안 총 23만3000좌를 판매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카뱅이 두 차례 모두 대성공을 거둔 건 적금상품을 진입하는 데 금전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유통업체와의 콜라보로 실생활적인 혜택을 제공한 덕분이다.

26주 적금상품은 매주 1000~1만원 중 적금 시작금액을 설정하면 매주 그 금액만큼 더한 값을 만기까지 납입해야 한다. 가령 주당 납입금액을 1만원으로 설정하면 2주차 2만원, 3주차 3만원 등 만기까지 가산된 금액을 납입하는 식이다.

카뱅 관계자는 “적금상품 가입자는 대부분 20~40대 등 젊은 층이 대부분”이라며 “젊은 세대가 저축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협업 적금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뱅은 새해에도 콜라보 상품을 기획할 거란 뜻을 내비쳤다. 협업할 업체는 미정이지만 생활경제적인 측면에서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업체와 제휴해 새로운 상품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