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의 절반 이상이 공정거래법 상 공시 의무를 어겨, 13억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게 됐다.

롯데, 태영, 이랜드, 하림 순으로 위반 건수가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중요 공시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37개 기업집단의 108개사(총 156건)에 대해, 13억 987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284개 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내부거래의 이사회 의결, 기업집단 현황, 비상장사 중요사항 등 3개 공시이행 여부를 조사, 그 결과에 따라 이렇게 제재 조치했다.

집단별로는 롯데(20건, 7900만원), 태영(19건, 2억 4700만원), 이랜드(13건, 1억 8만원), 하림(11건, 3억 4200만원) 등에서 위반이 많았다.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공시위반은 47건이었고, 계열사와의 자금차입이나 담보제공 등 자금·자산거래 관련 위반이 주류였다.

이랜드 소속 예지실업은 지난해 이랜드파크로부터 9억 7000만원을 차입하면서, 필수적인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공시도 하지 않았다.

기업집단 현황공시 위반은 모두 78건 중 지배구조와 연관된 이사회 등 운영 현황 위반이 31건으로 39.7%를 차지했다.

이사회 운영 관련 위반 상당수는 위원회나 이사회 안건, 사외이사 참석자 수를 거짓 또는 지연·누락해 공시한 것으로, 다른 공시 항목과 비교해 위반 비율이 높았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으며, 이밖에도 상품·용역거래현황, 임원현황, 계열회사 주식 소유현황에 관한 공시위반이 확인됐다.

또 기업집단현황 공시 위반 중 공시를 하지 않았거나 기한을 넘겨 지연공시한 행위가 52건으로, 66.7%에 달했으며, 이중 공시 자체를 하지 않았거나 전체를 지연 공시한 위반은 5건이었다.

비상장사의 중요 사항 공시는 31건의 위반 중 소유·지배구조 관련 사항인 임원변동 위반이 15건으로 48.4%였으며, 31건 중 미공시가 5건이고, 나머지는 지연공시다.

공정위는 "미의결·미공시, 장기간 지연공시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은 단순히 실수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교육 및 안내를 강화하고 이행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브랜드(상표권) 사용료 거래내용도 발표했다.

지난해 42개 기업집단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브랜드를 사용하는 거래가 있었고, 거래액은 1조 4189억원에 달했다.

특히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에서 상표권 유상사용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총수가 없는 집단의 상표권 유상사용 비율은 33.3%에 불과했으나 총수가 있는 집단은 70.9%이었다.

매출액 대비 상표권 수입액 비율도 총수 없는 집단이 0.02%, 있는 집단은 0.28%였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이면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해당한다"며 "부당한 상표권 내부거래의 예방효과를 기대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