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에 사과는 하면서도 일부만 수용했다. 허민 의장에게 내려진 2개월 직무정지 처분에 대해서는 반발, "사법 기관의 판단을 받겠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KBO는 28일 '야구놀이'로 물의를 빚은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과 '팬 사찰' 논란을 일으킨 키움 구단에 관한 징계를 확정해 발표했다.

KBO는 "이사회 의장 신분에서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처신을 함으로써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KBO리그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허민 의장에게 2개월 직무정지 제재를 부과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또한 KBO는 팬 사찰 논란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향후 사법적인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 그 결과에 따라 제재를 심의한다"며 징계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해당 사안의 관련자들이 법규 위반이라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는 행위를 함으로써 경기 외적으로 리그의 품위를 손상한 것으로 판단해 히어로즈 구단과 김치현 단장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 사진=KBO, 키움 히어로즈 엠블럼


이런 KBO의 징계 결과에 대해 키움 구단이 29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키움 구단은 "KBO를 사랑하는 팬 특히 서울히어로즈에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팬 분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일단 사과를 했다.

이어 "구단 및 (김치현) 단장에 관한 엄중 경고 처분은 수용한다"며 실질적인 제재가 없는 엄중 경고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는 절차가 마련되면 명백히 사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키움 측은 "이사회 의장의 투구 등의 행위에 대한 KBO 징계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기로 결정했다"며 2개월 활동 정지 징계에 불복,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민 의장은 지난해 6월 키움의 퓨처스(2군)리그 훈련장에서 2군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장면이 보도돼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키움 구단은 허 의장의 투구 모습을 촬영해 방송사에 제보한 팬을 CCTV로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최근 키움에서 방출된 이택근이 해당 팬의 배후를 알아보라는 구단 측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하며 KBO에 징계를 요청했다.

[키움 히어로즈 입장문 전문]

KBO를 사랑하는 팬, 특히 서울 히어로즈에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팬 분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합니다. KBO의 결과 발표에 대한 서울 히어로즈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밝힙니다. 

먼저 구단 및 단장에 대한 엄중 경고 처분에 대해서는 KBO의 징계를 수용합니다. 다만, "사찰 여부나 법률위반 여부"는 구단뿐만 아니라 팬 분들께도 매우 중대한 사안인 만큼, 향후 KBO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는 절차가 마련되면, 사법기관을 통해 명백히 사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둘째, 이사회 의장의 투구 등의 행위에 대한 KBO의 징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구단은 이사회 의장의 투구 등 행위에 대한 KBO 징계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향후 진행되는 과정 및 결과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KBO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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