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KT 내부 변수로 지연… 문제 없다"
   
▲ KT, 딜라이브 CI 이미지/사진=각 사 제공

[미디어펜=오은진 기자]딜라이브가 KT와의 인수합병(M&A)을 위해 자회사 IHQ 분리 매각 등 덩치 줄이기에 나섰지만 연내 매각은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는 최근까지 KT와 M&A 관련 최종 합의를 마치지 못해 결국 내년으로 매각이 미뤄지게 됐다.

딜라이브 매각이 내년으로 미뤄진 것은 매각 금액 부담과 현대HCN 인수 완료, KT 그룹사 개편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딜라이브 채권단은 딜라이브 기업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보고 매각에 들어갔지만 매각 예비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KT는 인수 가격으로 7500억원을 제시했다.

이에 딜라이브는 조속한 매각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IHQ를 매각해 몸값 줄이기에 나섰지만 결국 M&A까지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KT에서 보다 유리한 입장으로 인수하기 위해 시기를 보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KT는 지난 10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 인수를 확정지어 총 35.47%의 점유율을 가졌다. 2위인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이 24.91%임을 감안했을 때 이미 독보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어 굳이 딜라이브 인수에 조급해 할 이유가 없다.

또한 KT는 올해 하반기부터 들어가는 비용이 유독 많다. 구현모 KT 사장이 디지털커머스 사업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하는 등 계열사 구조조정을 진행한데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계속되는 5세대(5G) 품질 개선과 리커버리 구축에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KT는 딜라이브 사업권역 일부만을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내놓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딜라이브 채권단의 반대로 분할 매각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는 현대 HCN처럼 그룹사가 아닌데다 따로 채권단이 매각을 책임지는 구조"라며 "이전 사례들과 경우가 달라 M&A 진행이 다소 프라이빗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연말엔 임원 인사라던지 내부 변동 요소가 많아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이라며 "통신사 측에서 급히 서두를 상황은 아니지만 매각 금액과 같은 양측 조건만 맞으면 바로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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