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보험업계에게 2020년은 '변화'의 해로 꼽을 수 있다. 보험사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조직의 분리)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가 본격화되며 '디지털' 변화도 가속화된 한해였다. 

   
▲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보험시장이 선진화된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제판분리는 자회사 보험대리점(GA)을 설립해 전속 설계사를 이관하고, 본사는 상품 제조와 자산운용에만 집중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대형보험사 가운데 제판분리의 불씨를 제일 먼저 당긴 곳은 한화생명이다. 

지난 18일 한화생명은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판매 전문회사 설립 추진을 의결하고, 전속 판매채널 분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설 판매전문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칭)'는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한화생명 내 전속판매채널을 물적분할해 분사하는 형태로 설립되며,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 설립되면 약 540여개의 영업기관, 1400여명의 임직원, 재무설계사(FP)만 2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로 도약할 것으로 한화생명은 기대하고 있다.

신설되는 판매 전문회사의 총자본은 6500억원이다. 

한화생명은 "신설 판매전문회사를 설립하면 규모의 경제 시현을 통한 수익 안정화로 기업가치 증대,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한 만큼 영업관리 인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현재 그대로 이동하게 되고, 근로조건도 현재와 동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생명도 이달 초 제판분리를 선언했다. 자사 설계사 등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해 제조와 판매 채널을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채널혁신추진단을 구성해 내년 3월 최종 개편을 목표로 본격적인 업무를 진행중이다.

   
▲ 사진=캐롯손해보험 제공


코로나19를 촉매제로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됐다. 특히 올해는 디지털 기반의 손해보험사들이 출범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올해 초 출범한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한화그룹과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이 출자해 설립한 보험사다.

캐롯손보는 운전한 만큼만 매월 보험료를 납입하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출시해 8개월만에 가입자 5만건을 넘어서는 등 업계내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더케이손해보험도 하나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며 지난 6월 1일 디지털 기반 종합 손보사로 새 출발했다.

지난 7월에는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아래에 디지털전략팀, 디지털추진팀 등 상설 3팀과 정보통신기술(ICT) 전략팀을 만드는 등 디지털 강화를 목적으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외 기존 보험사들 역시 디지털로 새옷을 갈아입고 있다. 삼성생명은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별도의 보험청약 시스템을 개발·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한화생명도 디지털 채널 'Life MD'를 통해  보험설계사를 모집하고 교육도 하며 활동의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KB손해보험 또한 보험가입시스템을 마련, 24시간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원스톱으로 상담과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판분리는 내년 전 보험업계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보험사들의 디지털 전환은 내년에도 보험사들의 주요한 경영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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