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자율 원칙' 보장 통해 성장 동력 창출" 지적
"선진국들, 조세 완화 추세…상속세 인하로 기업가 정신·투자심리 회복 도와야"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신축(辛丑)년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위기 극복 차원에서 민간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제도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30일 손 회장은 "2020년에는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은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불어닥친 경제·고용 위기 속에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경제 역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내외 주요기관은 새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보급됨에 따라 경제활동이 점차 제자리를 찾고 글로벌 교역이 개선되면서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해에도 코로나19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국내 정책환경은 기업 활동에 부담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산업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급격한 경영환경 악화 △상법·공정거래법·노조법 개정 등 기업의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법안들이 무더기로 입법화 됐다"며 "이에 더욱 악화되는 환경 속에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위축되고 민간 부문의 경제 활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어려워져 가는 경영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민간 경제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 선결 과제라는 게 손 회장의 메시지다. 그는 "무엇보다 민간 경제 주체들의 창의와 혁신을 촉진하는 '시장 자율 원칙'을 견고히 보장해 강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해에는 민간의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도 환경'을 뒷받침해주는 것에서부터 경제위기 극복의 출발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언도 잊지 않았다. 

손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에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경쟁국들의 경제정책 변화와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해 우리 기업들이 최소한 동등한 수준의 경쟁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투자 분위기를 높이는 정책으로의 획기적인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따랐다. 기업의 창의적 경영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가 대폭 완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세에 관한 부분도 언급됐다. 손 회장은 "경쟁국들은 기업 조세부담을 완화하는 추세"라며 "경쟁력 있는 기업 세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손 회장은 상속세도 상당 수준 내려 기업가 정신과 투자 심리 회복을 뒷받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단소송 도입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추가적인 규제 입법 추진 사항에 대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가지고 산업·경제적 영향 등을 따져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점도 뒤따랐다.

손 회장은 "사후적으로 제재를 강화하는 방식만으로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확립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대응 여력이 취약한 중소·영세기업에게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고 기업 생태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연말부터 국회에서 심의 중에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경우 재해 예방을 위한 국가의 노력이 먼저 적극적으로 강구돼야 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상법·공정거래법·노동조합법에 대해서도 후속 보완 입법을 통헤 기업들이 최소한의 대응 여력이라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노조법 개정과 고용보험 적용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충과 근로자 권리 강화가 우선적으로 처리됐다. 이에 손 회장은 "앞으로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시장 경직성을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노동시장의 개혁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행히 우리는 혁신과 창의 분야에서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AU "기업환경만 잘 조성되면 세계 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나라임을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경총 회장으로서 손 회장은 "민간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주체 간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토대를 일궈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밖으로는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 환경을 폭넓게 조망하고 안으로는 기업경쟁력과 연관된 규제·산업·노동 환경에서부터 기업과 경제문제에 대한 국민적 인식에 이르는 다양한 개선 사항들을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부연했다. 

손 회장은 "무엇보다 올해에는 우리 기업들이 스스로 환경·기후 대응과 지배구조 개선, 안전투자 확대 등의 시대적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며 "경총은 기업 본질에 대한 이해와 국민적 인식을 우호적으로 다져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회원사들도 사회적 책임과 준법경영 활동 등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