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제1야당, 지도부 변화 외치지만 정체된 당심
선거 연패에도 반성 없이 일부 지지층만 보는 권력 투쟁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지난 4·15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간신히 개헌 저지선을 지킨 정도였다. 침몰하는 당을 구하기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체제가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원팀’을 이루지는 못했다. 

국민의힘은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면서 이름만 ‘제1야당’으로 전락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내홍설에 휩싸이고 있다. ‘해바라기’를 위한 그들의 당내 권력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취임 이후 끊임없는 ‘흔들기’에 시달려왔다. 그럼에도 ‘마이웨이’를 고수한 그는 5·18 무릎 사과와 경제 3법 추진 등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 당 안팎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실책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에서 지지율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원내 관계자는 “김 위원장 취임 초기 바닥을 치던 지지율이 지금은 많이 상승했다. 당 내부적으로도 고무된 분위기”라면서 “민주당이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의 노력이 더해진 복합적 결과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지난 8월 19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오월 영령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였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당을 혁신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대국민 사과에서 방점을 찍었다. 국민의힘이 중도정당으로 변모하겠다는 진정성의 출발점이자 잘못된 과거와의 결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리얼미터가 지난 21~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8명을 YTN 의뢰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3.8%로, 지난주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율(29.3%)을 4.5%포인트 앞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더욱 고무적이다. 광주·호남과 제주 지역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민주당을 제친 가운데, 총선 직후만 하더라도 민주당 우세지역이던 PK에서도 20%가량 앞섰다.

586세대로 대표되는 50대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제쳤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18.0%포인트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30대에서도 국민의힘 32.2%, 민주당 27.5%로 지지율 역전을 이뤄냈다.

중도층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첫째 주 민주당 32.1%, 국민의힘 30.3%였던 중도층 지지율이 넷째 주에는 29.3%, 34.5%로 역전됐다. 이념성향이 없거나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는 21.7%, 국민의힘 지지는 29.1%였다. 

그러나 영남권을 바탕으로 한 일부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비판은 사과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김 위원장을 둘러싼 내홍이 몇 달째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조기 전당대회도 당 안팎에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결국은 당권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이 창당되고 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당의 중심을 쥐고 있는 당원들은 과거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 “일부 의원들이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본인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게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실제 김 위원장 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들은 당의 전통적 텃밭인 TK와 PK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조경태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출범 당시부터 극렬하게 반대했다. 심지어는 “당이 위기이고, 비대위 지도력이 한계를 보였기 때문에 새 출발이 필요하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 역시 사사건건 김 위원장에게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 “개인적 호불호를 드러내는 것은 선거를 총괄해야 하는 분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대구가 정치적 기반인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전부든 일부든 바꿔서 2기 비대위로 당의 총력을 모아야 한다”면서 에둘러 비판했다.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에서 당선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연일 김 위원장을 비판하면서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해졌다”며 “아직도 일부 지지층을 등에 업고 개인의 정치를 앞세우는 것은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자꾸 반발이 제기되는 것은 결국 본인들의 정치를 하겠다는 방증”이라면서 “내년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당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지금은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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