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 사태에 이어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증권가 덮쳐
문제 사모펀드 판매 증권사…금융당국 및 검찰 수사 받는 등 '수난'
상저하고(上低下高). 올 한 해 국내외 주식시장을 요약하는 단어다. 국내시장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시장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3월 이후 빠른 속도로 낙폭을 회복한 주가지수는 결국 하반기 들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록적인 호실적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라는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미디어펜은 5회에 걸쳐 다사다난했던 2020년 금융투자업계를 되돌아보고, 2021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해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진귀한 기록들을 쏟아냈지만, 사건 사고도 잇따랐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올해는 옵티머스, 팝펀딩, 디스커버리펀드 등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증권가를 덮쳤다. 해당 사모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금융당국과 검찰에 수사를 받는 등 수난이 이어졌다. 

   
▲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해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는 환매중단된 금액만 7조원에 달한다. 지난 8월말 기준 환매중단된 사모펀드는 6조589억원에 이르며, 7263억원 규모의 펀드가 환매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환매 중단 펀드는 라임자산운용(1조4651억원), 디스커버리(3124억원), 알펠루트(3686억원),  옵티머스(5151억원), 젠투파트너스 채권펀드(1조805억원), 팝펀딩(1050억원),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펀드(4392억원),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1391억원), H2O펀드(5014억원) 등이다.

라임 펀드에 이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키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온 옵티머스운용은 지난 몇년 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면서 펀드를 신규로 설정한 뒤에 사업 실체가 없는 부실기업 사모사채 등에 투자해 5000억원 이상의 투자 피해를 발생시켰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이하 라임 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처분도 이뤄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0일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와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줄줄이 중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은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에게 ‘직무정지’, 현직인 박정림 KB증권 대표에게도 ‘문책경고’의 중징계(3~5년간 연임 제한)를 결정했다.

이 같은 사모펀드 사태는 올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하며 날개 단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KB증권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75.8% 늘어난 209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순이익은 1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5%나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한 288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2397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동학개미운동 등의 여파로 지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면서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만큼 이로 인한 여파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3분기까지는 수수료 수익 등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지만, 4분기는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부담 등이 남아 있다”면서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로 인한 징계 결과가 나오고, 이후 영업에도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사태들이 미치는 여파가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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