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세대 산업화에 대한 이해 없으면 자유·자본의 가치 몰라
자유경제원에서는 2014년 산적한 교육쟁점들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교육쟁점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총 열 두 차례에 걸친 토론의 장을 통해 자사고 폐지와 혁신학교 추진의 문제점, 교육내용의 좌편향, 학생인권 조례의 문제 등 구체적인 교육현장의 문제들을 짚고자 했다. 자유경제원은 연속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관련 전문가와 시민운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하는 <2014 자유경제원 교육대토론회- 흔들리는 교육,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를 9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아래 글은 패널로 참석한 홍수연 한국자유연합 사무총장의 토론문 전문이다.

 

   
▲ 홍수연 한국자유연합 사무총장

교육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에 답은 사실 간단하거나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교육에 앞서 우선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은 이념이다. 이것은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이념 논쟁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정체성이 모호하며 비정상적 국가 운영을 하는 집단과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상대방은 가공할 만한 무기를 개발하는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 역시 그것을 막기 위해 평화를 외치며 해결해보고자 노력한 시간도 강산이 변할 만큼 지났지만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는 중에 국민들은 마치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들이 되어 버린 것일까? 북한을 연민이나 허상뿐인 우호의 대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젊은이들이 특히 그러하다.

또 북한식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의도된 공작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북한이 주장하는 논조가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주장이다. 반미사상을 가져야하고 재벌을 적으로 규정짓고 민영화는 반대를 해야 하고 복지는 전면 무상으로 해결해야하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 대형마트에서의 비정규직 실태와 사건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바라본 영화 <카트>, 주한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독극물로 생체변이를 일으킨 괴물이 등장한다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 재벌을 적으로 규정짓고 반미사상을 주제로 삼은 대표적인 영화들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부국으로 성장했고 물질적으로는 충분히 누리고 있지만 젊은이들에게는 대한민국에 대한 정확한 정체성이 없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부조리하고 부패한 비판의 대상이다.

이러한 기본 이념과 가치관을 갖은 학생들이 현장에 왔을 때 느끼는 것은 혼돈이다. 가치 실현이라는 목표는 전혀 가질 수가 없다.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사회에 나와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사상 가치 철학을 가르쳐야 하는 걸까? 그것은 논쟁만 부추길 뿐이다.

교육은 어떻게 가르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는지는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이다. 대한민국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의 상황을 객관적이고 정확한 근거를 두고 아이들에게 논리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대한민국을 가르치는 유용한 방법은 경제 발전사이다 건국 60년에 대한민국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경제사이다.

이에 대한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자유와 시장 경제 건국이념으로 세운 대한민국에서 젊은이들은 감상적 사회주의식 교육과 민족주의 교육을 받았으며 1920년대식 자본주의 모순에 대해 강의 들으며 자라났기 때문이다.

캠퍼스에서 열정을 가진 대학생이 사회주의에 들떠 있는 것을 종종 보면 묻는다. 모든 사회주의가 실패하지 않았냐고 하면 그들은 체게바라를 가리킨다. 그것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답을 한 것인지? 이것이 현실이다.

   
▲ 최근 개봉해서 흥행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은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경제사를 돌아볼 수 있는 영화이다. 독일로 건너간 광부, 간호사의 삶과 산업화 아버지 세대의 가족사를 그리고 있다. <국제시장>은 과거에 있었던 그 시대 아버지들의 삶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사진은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 이산가족찾기를 하고 있는 주인공. 

현대가 시작되면서 신지식은 사회주의였다. 자유주의나 자본주의를 제대로 공부하고 학술적으로 풀어낸 지식층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현저하게 적다. 그런 속에서 체계적인 가치 철학 이론을 아이들에게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였다.

80년대 대학가는 독재 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느라 정상적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대학생의 손에는 지도 교수의 저서보다는 금서를 요약한 복사지의 깨알 같은 이론을 독학했다. 이제 그들이 정계에 교육계에 포진해 있다. 사실 제대로 가르치고 싶어도 교육 콘텐츠는 현저히 부족하다.

더구나 우리나라 경제는 일반적인 이론만으로는 그 발전사나 결과물이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경제사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통계를 만들어 기록을 하고 그 사실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기업에서도 창의적인 인재를 얻고 싶다면 이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론만이 아닌 실제에서 있었던 결과물들을 기록하고 정비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교육해야 한다.

과학 발전에도 뉴턴의 만유인력을 배워야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할 수 있듯이 더 나아가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경제사의 이론을 정리하는 일은 관민이 협력하여 진행하며 동시에 그를 가르칠 강사를 양성하고 또 그러한 통계학적 수치와 논리를 아이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제대로 인식 시킬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산업화를 한 것은 인간 소외를 시키기 위해 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일이었다. 그것을 물질만능주의란 것으로 쉽게 매도하여서는 안 된다.

   
▲ 산업 역군 아버지는 밖에 있었다. 이제는 아버지가 한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 영화 국제시장은 이를 관객에게 과거 아버지들의 모습을 그대로 전하고자 애쓰고 있다. /사진=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불과 60년 사이 대한민국의 문화는 석기 시대에서 지식 정보 시대, 최첨단 시대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오듯 와버렸다. 그래서 가정에는 아버지가 없었다. 산업 역군 아버지는 밖에 있었다. 가치와 철학 등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아버지는 없고 언제나 안전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자애로운 어머니만 있었다.

아버지가 한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이다. 재산을 축적한 모든 과정을 알아야 재산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식들은 흥청거리며 살게 되거나 쉽게 주머니를 열어 퍼주다가 끝날 것이다. 부자가 3대를 가기 어렵다지만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가훈이 있다면 300년을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국가의 경우도 이와 다를 게 없다.

결국 인간 삶의 성공은 교육에 있다. 제대로 키워 놓은 후손은 죽은 후에 가져 갈 수 없는 물질보다 더 큰 삶의 의미를 줄 것이다. 교육 문제가 대한민국 경제사 하나로 해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필요한 것은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첩경일 것이다. /홍수연 한국자유연합 사무총장

   
▲ '2014 자유경제원 교육대토론회- 흔들리는 교육,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토론회의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