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좋은 택시 타고 싶어…소비자 선택권 박탈 말아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한 운송네트워크 회사 우버(Uber)는 고용되거나 공유된 차량의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불법택시 운영’이라는 명목으로 기존 택시회사들로부터 수많은 고발을 받았고 일부 주에서는 ‘수송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업종으로 규정해 합법화하려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우버택시의 전면유료화 발표이후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이 불법증거를 모아 고발조치와 함께 강한 저항을 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법제도에 의해 가로막힌다면 서비스 혁신과 소비자의 혜택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자유경제원에서는 우버택시에 관한 논란을 짚어보는 정책토론회를 마련했다. 아래 글은 자유경제원의 <우버택시, 소비자를 위한 길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이유미 컨슈머위치 사무국장이 발표한 토론문이다.

1. 우버와 택시, 둘 다 완벽하게 범죄를 차단할 수 없다.

   
▲ 이유미 컨슈머워치 사무국장
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우버 택시기사의 성폭행 사건으로 우버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최근 인도, 스페인, 태국 등에서 우버를 금지시켰고, 미국 몇 개 도시에서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일반 택시는 안전할까? 택시기사에 의한 성폭행, 성추행의 빈도는 어떨까?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 택시기사에게 성매매를 제안 받은 적이 있었으며, 성적인 농담을 건네 받은 적도 있었다. 알고 있는 여성 26명에게 설문을 돌렸더니, 4명이 성추행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15.4%. 결코 작은 비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7월에 한 택시기사가 여성을 성추행하다 붙잡혔는데, 이 택시기사는 성폭행 전과자였으며 2010년 승객을 강제 추행해 입건되기도 했었다. 2012년 8월 개정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제24조)은 성범죄자의 경우 형집행이 끝난 날로부터 20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할 수 없도록 했지만, 2000년 택시운전자격증을 취득한 이 택시기사는 이 규정과 무관했다.

또 기존 택시운전자격증 소지자에 대해서도 3개월에 한번씩 서울시가 경찰에 범죄사실 조회를 의뢰하고 있지만 2010년에 저지른 승객 강제추행은 당시 피해자의 고소 취소로 불기소 처분돼 법과 규정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버를 반대하는 택시운송사업조합측은 “운전자의 검증이 민간기업에 맡겨져 있어 전과자 조회가 이뤄지지 않는 등 승객의 안전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버 코리아측에 문의한 결과 자체적인 운전자 신원조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우버와 택시 모두, 운전자에 의한 성폭행, 성추행 등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개선 여부다. 인도 성폭행 사건 후, 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유감을 표시하며 운전자 신분 검증 시스템에 생체 인식 기술, 거짓말 탐지기를 도입하고 우버 택시 내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본사와 바로 연결이 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간 택시에서 발생했던 성폭행 사건으로 소속 택시회사가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개선책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없다.

   
▲ 우버택시의 등장으로 인해 개인교통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우버택시 서비스는 전세계 200여개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응하여 우버앱의 차단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현재 뽀로로 택시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버택시와 비교되는 실정이다. 사진은 뽀로로 택시의 모습. /사진=서울시 SNS 캡처
2.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는 택시, 서비스 개선 요원하다.

우버가 공유경제의 혁신적인 모델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에게 우버는 분명 혁신적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택시 ‘회사’를 골라 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택시’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일단 타봐야, 좋은 택시를 탔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불친절하고 난폭운전하고 듣기 싫은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 택시기사를 만났다 해도 어쩔 수 없다. 택시 문을 닫은 이상 목적지까지 가야 금전적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택시운송업체는 전국 1,706개, 서울에서만 255개의 택시회사가 그리고 37,888명의 택시 운전자가 있다. 이렇게 많은 택시회사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경쟁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친절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소비자가 택시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택시 시장에서 소비자는 그저 자신에게 다가오는 택시를 세울 수 있을 뿐 어떤 택시를 탈지 고를 수 없다. 이번에 잘해준다고 해서 그 손님이 다시 자기를 찾을 것도 아니기 때문에 택시회사나 기사의 입장에서도 손님에게 잘해줘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친절하고 좋은 서비스는 그저 운전기사의 선한 품성에만 맡겨질 뿐이다.

3. 우버, 정부의 가격통제로 인한 문제를 시장이 스스로 해결 한 것.

택시의 질 낮은 서비스는 정부의 가격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우버는 정부의 가격통제로 인해 생겨난 문제를 민간이 보완한 것이다. 택시와 차원이 다른 고급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요금은 두 배 정도 비싸게 받는 ‘우버 블랙’,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가진 사람이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우버 X’, 기존 택시기사들이 수수료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우버 택시’.등. 우버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없던 택시 시장에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던져 준 것이다. 우버를 이용할지 택시를 이용할지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선택할 것이다.

우버의 안전성 논란은 관련 법체계를 만들어 해결하면 된다. 지난 7월 30일 국회에서는 우버 이용 승객까지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무조건 우버를 불법화해 운전자, 승객 모두 범죄자로 만들 것이 아니라 우버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관련 법규 만들자. 택시조합이 택시운전자격시험 합격자들의 범죄조회를 서울시에 의뢰하듯이 우버도 그런 체계를 갖추면 되지 않을까?

아울러 택시 회사별로 색을 구분하는 방법이나 또는 각 회사가 브랜드 택시를 개발할 수 있는 자유를 주면 어떨까? 무조건 우버 금지가 아닌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관점에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유미 컨슈머워치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