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극장가는 최악의 암흑기를 맞았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마저도 관객들의 발길을 모으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고, 수많은 영화들의 촬영이 중단되거나 개봉을 연기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광풍에 휩쓸렸다.

천만 영화가 수 편씩 탄생했던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 해였다.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은 475만 345명을 기록한 '남산의 부장들'이었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가 각각 435만 7803명, 381만 2250명을 기록했다. 

롯데시네마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70% 이상 감소했으며, 임차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 증가, 판관비 절감 한계로 인해 매월 약 150억원 규모의 영업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영화관 사업 전면 재검토를 통한 몸집 줄이기를 진행했고, 극장 운영 효율화를 위해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는 데 이르렀다.

CGV 역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2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직영점의 30% 일시 영업 중단, 희망 퇴직, 자율 무급 휴직 및 급여 반납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결국 영화 관람료를 인상하고, 좌석 차등제를 폐지했다.


   
▲ 사진=넷플릭스


▲ '사냥의 시간'부터 '승리호'까지…극장 상영 대신 넷플릭스 공개 택하는 영화계

극장가가 침체기를 맞은 사이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영화산업의 새로운 장으로 변모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날로 악화되며 안전과 편의에 맞는 영화 관람 환경이 절실해졌고, 안방극장은 전 세계 관객들의 최선책으로 떠올랐다. 지난 4월 개봉한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개봉을 앞둔 '차인표', '승리호'까지 극장 상영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택하는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넷플릭스다. 지난 1월, 2월과 비교해 3월부터 7월간의 K-콘텐츠 시청량은 아시아 전역에서 평균적으로 150%가량 상승했다. 코로나19의 이동 제한 조치와 맞물려 다양한 콘텐츠를 시차 없이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가 더욱 넓게 확산된 것이다.

북미 지역의 유명 디지털 매체인 바이스(VICE)는 아카데미를 휩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비롯해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석권 등 한류가 세계적인 문화 현상임을 짚으면서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는 물론 TV 시리즈로도 한류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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