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1999년 이후 최저...12월 0.5%올라 3개월 연속 0%대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0%대에 머물렀는데, 이는 사상 처음이다.

해외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류 가격이 7.3% 하락하고, 정부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가 1.9% 내린 영향이 컸다.

   
▲ 마트 식료품코너 [사진=미디어펜]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0.4%에 이어 2년 연속으로 0%대를 기록한 것으로,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내리면서 석유류 가격이 하락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이나 여가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됐다"며 "고교납입금 지원 등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공공 서비스 가격이 내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0.3% 상승하는 데 그쳤고, 개인서비스는 1.2% 오르며 2012년(1.1%)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집세는 0.2% 올랐고 전세는 0.3%, 월세는 0.1%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코로나19 관련 정책 지원과 교육 분야 공공지원의 영향으로 1.9% 하락했는데, 1985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다.

상품 가격은 0.9%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이 6.7% 상승, 2011년(9.2%) 이후 최고치였다.

배추(41.7%), 양파(45.5%), 고등어(12.8%), 돼지고기(10.7%) 등의 값이 많이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0.2% 하락했는데, 해외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국내 석유류가 7.3% 내린 영향이다.

아울러 도시가스 가격 인하 영향으로 전기·수도·가스도 1.4% 내렸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1999년(0.3%)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4% 상승, 역시 1999년(-0.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9.0% 올라, 2010년(21.3%) 이후 최고치였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 2018년(1.6%) 이후 최고를 기록, 서민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7(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0.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월별 물가상승률은 올해 6월(0.0%), 7월(0.3%), 8월(0.7%), 9월(1.0%)까지 오름세를 키우다가 10월에 정부 통신비 지원 영향에 0.1%로 낮아졌다.

11월엔 통신비 지원 효과가 사라지면서 0.6%, 이달에는 0.5%로, 3개월 연속 0%대 였다.

12월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심의관은 "12월 물가 역시 전체적으로 전기·수도 등이 하락하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한 연간 추세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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