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공정성 문제 갈등 유발 가능성…눈덩이 적자 '골골 80' 현실화

   
▲ 황근 선문대교수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다 지나갔다. 항상 그랬던 것 것처럼 미디어 이슈들은 정치적 갈등과 사업자들간의 경제적 이해상충 때문에 단층적 개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2014년의 미디어 이슈들은 정치적·경제적 이해득실이 중층적으로 얽히면서 좀처럼 정책적 실마리를 찾지 못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일시적 미봉책이나 어정쩡한 무의사 정책들은 있었지만 핵심 갈등구조는 미해결상태로 남아있어 언제든지 폭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도 3월에 있었던 종합편성채널 재승인은 종편이슈가 언제든지 정치적 갈등으로 폭발할 수 있는 쟁점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3월초 있었던 심사결과 TV조선, 채널A, jtbc 이른바 조·중·동이 소유한 종합편성채널들 모두가 기준점수를 가볍게 넘겨 재승인 받았다.

하지만 결과와 달리 세개 종합편성채널들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3년만에 평균시청률 1.5%대로 기대보다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입 초기 내걸었던 거창한 정책목표에 비추어 본다면 여전히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지금 종편채널의 모습은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 미디어 육성이나 여론 다양성 확대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보수 성향 신문들이 소유한 종편채널들의 보도 공정성에 대해서는 도입논의 때부터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던 이유다. 실제 지난 3년 동안 종편3사는 시사보도 중심의 편성전략을 꾸준히 고수해왔다. 특히 시사토크 프로그램들은 적지 않은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일부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막말방송도 문제 되었다. 실제로 2012년 대선을 비롯한 몇 차례 선거에서 일부 시사프로그램들은 편파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었다.

때문에 이번 종편3사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부분은 ‘보도 공정성’ 문제였다. 왜곡과 편파 시비로 잦은 심의제재를 받았던 몇 개 시사토크 프로그램들은 재승인심사 전부터 주목 받았다. 때문에 재승인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정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타 종편채널들과 달리 jtbc의 공정성에 대해 일부지만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또 다른 문제는 종편채널이 과연 지속 가능한 사업인가 하는 것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시사보도 프로그램 위주의 종편채널들이 콘텐츠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계를 보더라도 종편3사의 시사보도프로그램 비중이 30%이상으로 지상파방송의 두 배가 넘는다. 산술적으로 한개 종편채널이 일주일 중에 3일동안 두 보도만 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교양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보도성 시사토크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그 비율을 훨씬 늘어날 것이다.

반면 개국 초기 한두개 선보였던 드라마는 거의 실종된 상태다. 제작비 대비 수익률이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그나마 jtbc가 드라마를 포함한 오락프로그램 비율을 유지하면서 종합편성 면모를 지키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오락프로그램 편성이 시청률이나 수익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딜레마다. 때문에 종편채널들 중에 jtbc의 수익구조가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만 보더라도, 다른 종편채널들이 100억-300억 정도 적자를 기록한 반면 jtbc는 15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른바 ‘고비용 콘텐츠 사업자의 비극’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종편채널들을 ‘골골 80’처럼 버티는 전략에 더욱 집착하게 만드는 악순환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은 이제 겨우 3년밖에 안되었다. 때문에 아직도 공정성이나 다양성 등에서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대체로 신규 방송사업자가 정착되는데 3-5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재승인 결과는 신규 사업자의 핸디캡을 인정하고 평가를 유보한 것이 아닌가 싶다.

때문에 문제는 지금부터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종편채널을 의무전송에서 제외하는 방송법 개정안도 추진하고 있다. 광고총량제와 중간광고 허용 정책에서 보듯이 지상파방송사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치적 공정성 문제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황근 선문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