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취업 청탁 사과…'반칙과 특권없는 세상' 잊으셨나요
   
▲ 윤주용 청년이만드는세상 사무총장

문희상의 처남 취업 청탁,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할 일 아냐

연일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혼자 지내시는 어른신들, 불우한 이웃들에 대한 걱정이 많아집니다. 또한 시골에 계신 노부모의 안부도 어느 때보다도 더 궁금해집니다. 그만큼 추운 겨울은 몸도 마음도 많이 움츠려 들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러한 일상의 걱정스런 안부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할 일이 더 있습니다.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분이야 좀 낫겠지만 일상적으로 뉴스와 신문을 접하는 국민이라면 이맛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이니까 말입니다. 국민의 걱정과 고통을 덜어줘야 할 정치가 되레 국민들의 걱정을 시키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90% 이상이 가장 신뢰하지 않는 집단으로 정치인 집단을 꼽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 신뢰도는 4%, 참으로 참담한 수준입니다. 정치권에서 나서서 혁신을 하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당은 보수혁신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도 상당히 영향력 있는 분을 앉혔습니다. 야당도 이에 뒤질세라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여야 정치인들 하나 같이 개혁을 이야기하면서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정치인으로서 갖는 특권과 특혜를 내려놓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받는 특권(特權)과 특혜(特惠)가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사실 관심도 없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첫째요, 부정과 부패, 비리의 온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둘째, 사실 이 두 가지 만 제대로 지켜도 국민들로부터 4%의 신뢰도를 받는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처남 취업 청탁의 경우, 문희상 본인이 처남에게 갚아야 할 빚을 특정 기업으로부터 임금을 받아 챙겨주었다는 점에서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 공소시효 또한 처남이 대한항공으로부터 마지막으로 급여를 받았던 2012년부터를 기준으로 해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처남(妻男) 취업 청탁(請託), 참 한심합니다. 이 기사를 보는 순간 한 고인(故人)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청탁 문화는 걸리면 패가망신시켜야 한다.” 문 위원장 역시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살겠다며 한 고인(故人) 앞에서 다짐까지 하신 분입니다.

“처남 취업과 관련하여 결과적으로 저 때문에 처남이 특혜를 입었다면 이 또한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특혜를 입었다면’ 사과한다고 말입니까? 이건 국민들 앞에 사과를 하는 건지 아니면 억울하다고 항변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분의 사과를 보면서 대한한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리턴’사건이 오버랩 됩니다. 처음에 조현아 부사장도 딱 문 위원장님처럼 사과를 했었지요, 그리고 삼일 만에 국민들 앞에 고개 숙이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에 문 위원장과 같은 사건이 여당 국회의원 중에 일어났다면 어찌되었을까요? 야당이 지금의 여당처럼 나서서 이 사건을 더 이상 왈가불가 하지 말자고 했을까요? 참 진귀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던 그동안의 우리 정치권의 모습 속에서 참으로 보기 드문 훈훈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도 말입니다.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하면서 가장 주요하게 거론했던 특권과 특혜 내려놓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중차대한 취업 청탁 비리를 두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다는 것. 어딘가 석연지치가 않습니다. 마음 한구석 다시 불신의 불씨가 꿈틀거립니다.

정치가 올바로 서기 위해서는 부정한 자신 혹은 동료의 모습에 엄격하고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여야 모두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혁신하겠다고 말입니다. 정치권의 혁신을 통해서 더 이상 국민들로부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2015년 정치다운 정치, 10년 앞이라도 내다 볼 줄 아는 대한민국 정치를 기대해봅니다. /윤주용 청년이만드는세상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