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기록하면서 치고나가는 안철수, 정책 행보에 집중
김종인 "우리 후보 낼 것" 신경전 속 나경원·오세훈 전격 회동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안철수 국민의힘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선두로 치고나가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에 신경전이 표면화되고 있다. 

안 대표가 “단일화 룰은 우선이 아니다”라면서 공약을 중심으로 한 정책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후보를 내겠다”면서 본격적인 견제에 들어갔다.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1명에게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를 물은 결과 안 대표는 24.1%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15.3%, 오세훈 전 서울시장 9.5%, 추미애 법무부 장관 6.8%, 나경원 전 의원 6.3% 순이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29일 뉴시스 의뢰로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정치현안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안 대표는 26.2%로 여야 후보 적합도에서 가장 앞섰다.

   
▲ 신축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 창신동 도시재생구역에서 주민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줄이 1위를 기록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안 대표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일 최고위에서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정의 문제점을 짚으며 방지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서울문화재단 개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 공약을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부동산 대책도 종합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거론한 '최종단계 시민경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의향이 있는 후보들이 앞으로 서울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비전 경쟁, 정책 경쟁을 먼저 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행보에 전혀 반응하지 않은 채 ‘마이 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야권단일화보다는 자당 후보 선출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이 안 대표와 단일화 관련 질문을 꺼내자 "국민의힘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만드는 것이 내 책무"라며 "우리가 정한 룰에 따라 경선 과정을 거쳐서 걸러낸다면 가장 좋은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티타임에서는 "우리는 우리 당 후보를 키우는 데 주력하자"면서 "안 대표 자신도 계속 우리 당 밖에 있으면서 우리 당 후보와 단일화 결선을 하는 방식으로는 자신이 최종 후보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든 합치는 것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안 대표가 입당 또는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선을 거치는 방안도 김 위원장이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새해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입당하길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에서는 보수 야권 통합경선, 미스터트롯 방식 등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100% 여론조사로 4명을 일괄 압축하고, 본경선에서 당원 20%ㆍ여론조사 80% 의견을 반영해 최종 후보를 뽑는 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나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같은 중량급 인사들이 출마를 결심하고 내부 경선 구도가 잡히면 '안철수 바람'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전날 회동해 서울시장 선거 관련 논의를 하는 등 등판 타이밍을 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안 대표의 지금 지지율은 출마 선언에 따른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민의힘의 경선 룰이 정해지고 중량급 인사들의 출마 여부가 결정되면 이슈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