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징역 하한 규정, 상한 규정으로 바꿔달라"
   
▲ 6일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0개 경제단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여야가 제정 합의를 본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10개 경제단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여야가 제정 합의를 본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처벌 기준 완화 등 보완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중대재해법 제정에 대한 경영계 마지막 읍소'라는 제목의 공동 입장문을 통해 "그간 재계가 뜻을 모아 중대재해법 제정 중단을 호소해왔음에도 여당과 야당이 합의한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해 경영난을 타개하기에도 바쁜데 중대재해법 입법 추진 탓에 리스크가 더욱 커져간다"며 "법을 만들어야 한다면 최소한 3개항을 반영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재계는 사업주 징역 하한 규정을 상한 규정으로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산재사고는 과실범"이라며 "직접적 연관성을 가진 자보다 간접적인 관리책임을 가진 사업주에게 더 과도한 처벌 수준을 부과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대재해로 인한 사업주 처벌은 ‘반복적인 사망사고’의 경우로 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적인 산재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하고, 개선기회가 있었음에도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대해서만 중대재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국내외 건설 현장이 12만개소에 달하는데 본사 주재 CEO(최고경영자)가 어떻게 현장 상황을 다 챙기느냐"며 "기업 처벌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선진국처럼 산업안전 정책을 예방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업주가 지킬 수 있는 의무를 구체적으로 법에 명시하고 해당 의무를 다했다면 면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대재해법은 회장 재임 중 나온 법 중 기업 경영에 가장 강도 높은 부담을 주는 규제"라며 "국회는 경제계가 이처럼 여러 차례 호소하면 왜 그러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소상공인들은 환경이나 여건에 하나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라며 "소상공인은 처벌을 받으면 사실상 폐업해야 해 더욱 깊이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재해는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어서는 안 될 문제이지만 재해 감소에 대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우리 기업인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날 공동 입장 발표에는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0개 단체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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