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후보자들, 유튜브 등 비대면 활동 활발
선거법 피해가는 사실상의 선거운동 비판 제기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선거전이 일찌감치 시작된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일찍이 온택트 방식을 통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후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식은 역시 유튜브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부산시장 후보인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박형준 동아대 교수,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적극적이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우상호 의원은 개인 유튜브 ‘우상호TV’에서 ‘슬기로운 격리생활’ 시리즈를 연일 방송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말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탓에 자가격리 중이다.

   
▲ /사진=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채널 '우상호TV' 캡처

우 의원은 잠옷을 입고 뻗친 머리로 홈트레이닝을 하면서 "평생을 학생운동, 재야운동을 했는데 뭘 집에서까지 운동을 하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특히 87년 민주화운동을 함께 한 대학 동기이자 배우인 안내상, 우현씨와 '삼시세끼' 컨셉으로 찍은 영상은 조회수 15~17만회를 웃돌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제기된 오세훈 전 시장은 매달 3∼4회 이상 '오세훈TV' 유튜브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며 활발한 온라인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강연·인터뷰 영상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ASMR 도전기' '왕갈비 치킨 먹방', ‘아무노래 챌린지’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진애 원내대표는 '김진애TV'에 셀프 카메라로 찍은 라이브 방송과 기자회견, 인터뷰 등을 편집한 영상을 매일 게시하고 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언주TV’를 통해 시장 방문 등을 생방송으로 보여준다.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현해온 박형준 교수는 '박형준의 생각TV'을 운영 중이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정치 논평을 하는 '차중진담'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기존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유력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5일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집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자녀를 챙기는 등 ‘보통 엄마’의 모습을 드러내 ‘깍쟁이’ 이미지를 털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사진=유튜브 채널 'TV CHOSUN JOY' 캡처

민주당의 유력주자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아내의 맛’ 출연을 앞두고 있다. 박 장관은 남편과의 연애사를 공개하면서 "첫 인상은 마음에 안 들었다"고 농담하는 등 소탈하고 친근한 면모를 부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나 전 의원이 출연한 ‘아내의 맛’은 두 배 가까이 시청률이 상승했다. 이전회 6.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까지 떨어졌던 시청률은 11.2%를 기록했다. 선거를 앞둔 유력 후보들의 '이미지 메이킹'과 방송사의 시청률 상승 전략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시되는 만큼 이번 출연 자체가 선거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방송 예능 프로그램이 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인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면서 "'아내의 맛'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이 평상시 정치인을 섭외한 것과 달리 선거 시기를 코앞에 두고 출연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청률을 위해 불과 3개월을 남겨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한 정치인을 섭외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홍보된 정치인 모습이 선거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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