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글로벌 70여 개국에 공급 시작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화학은 국제구호기구 유니세프에 내년까지 8000만 달러(약 870억 원) 규모의 소아마비백신 '유폴리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유폴리오는 독성이 약한 바이러스(약독화)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없애는 공정을 거친 차세대 사(死)백신이다. 약한 독성의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활용해 만든 생(生)백신보다 안전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 LG화학 소아마비 백신 '유폴리오'./사진=LG화학 제공


최근 발생하는 대부분의 소아마비는 생백신을 복용한 아이들의 분뇨 등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가 식수에 섞여 지역사회로 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말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약독화 사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구호기구 백신 공급을 위한 필수 심사인 'PQ(Pre-Qualification)' 승인을 받았으며, PQ 승인을 받은 뒤 3주만에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게 됐다.

유폴리오는 다음달부터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70여개국에 공급될 예정이다. LG화학이 공급하게 되는 소아마비 백신 물량은 유니세프가 조달하는 전체 물량의 20% 이상으로 LG화학은 단숨에 유니세프의 톱(Top)3 소아마비 백신 공급사가 됐다. 

이후에도 LG화학은 내년까지 유폴리오 생산능력을 두 배 확대해 소아마비백신 공급난 해소를 통한 전세계 아동 공중보건 문제 해결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014년 말부터 차세대 사백신 개발을 시작했다. 생백신에서 사백신으로 접종 전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백신 수급난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WHO는 소아마비 사백신 공급난으로 인한 바이러스 재유행을 막기 위해 전세계 위기상황을 첫 선포한 바 있다.

LG화학은 개발 초기부터 적극적인 설비 투자로 임상 제품 생산과 공정 개발을 빠르게 진행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LG화학의 역량을 높게 평가해 지난 2017년부터 유폴리오 및 유폴리오 기반 6가 혼합백신 과제에 총 5760만 달러(약 630억원) 규모를 지원해왔다. LG화학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지원과 효과적인 임상 및 허가 전략을 바탕으로 10년 가까이 걸리던 개발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해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유니세프 등과 범세계적인 협력모델 구축을 통해 LG화학이 소아마비백신 글로벌 주요 공급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전세계 사람들이 감염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유폴리오 이 외에도 지난 1996년부터 B형간염백신 유박스, 2016년부터 5가혼합백신 유펜타 등 모두 3개의 백신을 국제구호기구 등을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또 유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6가 혼합백신에 대한 임상 2상 개발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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