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비스업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은 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업종별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1월 경제동향'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KDI는 "11월 중순 이후 전국적인 코로나19의 재확산과 방역 조치 강화로 서비스업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달에는 서비스업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해 경기 위축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봤다.

신한카드가 추정한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매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16.2% 감소하면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발생했던 3월(-16.5%)과 비슷한 감소 폭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매출액은 지난해 10월에는 2.4%, 11월에는 4.2%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12월 들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오르면서 감소 폭이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1월보다 8.1포인트 내린 89.8이었다.

작년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9로 국내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104.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한 달 만에 떨어졌다.

KDI는 "12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신용카드 매출액이 급감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하는 등,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12월 말부터) 5인 이상 집합 금지, 일부 서비스업의 영업 제한 등 방역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제조업은 내구재 소비와 설비투자, 상품 수출이 동시에 증가, 회복세였다.

2020년 11월 내구재 소비는 12.8%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전월(-0.9%)보다 높은 5.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12월 자본재 수입액이 23.3% 증가, 향후 투자 개선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분야에서 큰 폭으로 증가, 회복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514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7.9% 늘어난 21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되면서,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총수출과 하루 평균 수출이 함께 증가했다.

총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5개월 만이며, 두 자릿수 증가율은 26개월 만의 일이다.

반도체(30.0%)와 디스플레이(28.0%), 무선통신기기(39.8%)의 증가율이 높았다.

KDI는 "최근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하고 반도체 관련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향후에도 제조업의 개선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또 "광공업이 수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서비스업은 부진이 지속돼,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업종별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