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발행 증가 따른 달러 공급 증가...수출 호조, 위안화 강세도 원화강세 요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 대통령과 상원.하원을 모두 석권하는 '블루 웨이브(푸른 물결)'을 달성하자, 대규모 추가 재정부양책에 따른 미 달러화 약세와 원화강세가 심화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원 고(高)'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 미국 달러화 [사진=연합뉴스]


블루웨이브 현실화는 작년 말 여야 합의로 통과됐던 9000억 달러 규모의 5차 부양책 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 부양책이 상반기 중 구체화될 가능성을 높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 분야에서 중산층 복원과 불균형 해소를 강조한다.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 강화로 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대외 달러 공급 확대, 재정 건전성 개선 및 불균형 해소를 위한 '증세'로 미국으로의 금융시장 자금 쏠림 완화가 예상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과 '자국우선주의'로 성장세를 구가했던 미국 기업들의 펀더멘털 약화도 약 달러 요인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약 달러 압력 가속화, 재화 수요와 연동된 수출 증가, 원화와 동조화된 중국 위안화 강세 등으로, 기존 예상보다 빠른 하락세가 예상된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와 연동돼 환율 하락 속도 역시 빨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2021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평균 1070원에서 10원 하향한 1060원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지수의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명목금리 상승 가능성에도 불구, 낮은 수준의 실질금리를 고려하면 달러화의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임혜윤 KTB증권 연구원은 "추가 부양규모 확대 등 정책강도 강화가 달러화 약세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 단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정지출 및 재정적자 확대, 실질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통화완화 기조 유지 등은 약달러를 지지하지만, 이 요인들은 이미 달러화 가치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정책 강도 제고에 따른 미국 경기회복세 강화가 타국과의 경기 격차 확대로 이어져, 달러화 약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

임 연구원은 "블루웨이브는 추가 부양책 부재 가능성을 낮추는 등, 상반기 달러화 약세 기조를 공고하게 하는 요인이지만, 이것이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가파른 달러화 약세를 야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