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최대 이슈는 안철수와의 야권 단일화
당내 경선 통한 흥행 효과 의문...거물급 주자에 쏠린 관심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통해 ‘안풍’을 잠재우겠다던 국민의힘의 기대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빠르게 식고 있다. 보궐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특정 후보에게 이목이 집중되면서 군소후보들을 향한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다수의 후보들이 경쟁을 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끄는 상황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만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기준 국민의힘 소속 인사 중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이혜훈·이종구·김선동·오신환 전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정기 정 상하이 총영사 등 8명이다.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오 전 시장까지 포함하면 후보군은 더욱 늘어난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국민의힘 제공

오 전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저마다의 공약을 제시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 공력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부동산 등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문제는 물론 아동학대 등 전국민적 관심 사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당내 관심은 어떤 후보가 안 대표와 대적할 수 있는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안 대표와 체급을 맞춰야 된다는 분위기 속에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에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둘의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안 대표와 오 전 시장, 나 전 의원의 단일화 여부는 사실상 보궐선거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오 전 시장이 이번 주 중 안 대표와 만나 담판을 지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유명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인 '미스트롯' 방식으로 경선을 치러 전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으겠다는 당초 국민의힘 구상은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원내 관계자는 “미스트롯식 경선을 거치면서 예상치 못한 후보가 올라가는 언더독 효과를 기대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 “본격적인 당내 경선이 시작되면 군소후보들의 선전을 통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야권의 후보 선출이 갑자기 인지도 높은 기성 정치인의 단일화 샅바 싸움으로 변질되고, 결국은 실력 있는 신인 등장을 가로막고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인 경쟁만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미스트롯의 감동이 원천봉쇄되고 왕중왕전의 기싸움으로만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리를 위해서는 미스트롯의 뉴페이스 등장과 왕중왕전의 인기몰이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결합해야 한다"면서 "흥행과 관심으로 부상한 다크호스가 왕중왕전에서도 기성 정치인을 이기는 감동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 사람의 단일화 과정 자체가 이미 국민적 이슈가 된 만큼 보궐선거 분위기 자체를 야권이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 역시 여권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접전을 펼쳤다. 야당 입장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만큼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 중심으로 진행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이번 선거는 사실상 당의 운명이 걸린 선거다. 패배하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선 야권 단일화에서 우리 당의 후보가 이겨야 한다. 승리할 수 있는 후보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인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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