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열연·냉연 유통가격 급등…철근 유통가격·국제유가 오름세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철강 업종이 중국에서 건설 수요 급감 등으로 재고가 늘어나는 등 수급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업황이 형성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69.32달러로, 최근 2달간 약 52달러(44.3%) 가량 올랐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원가 부담이 증가했으나, 열연강판을 비롯한 제품 가격 증가폭이 이를 뛰어넘으면서 수익성 향상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백신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이 불거지고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철강 가격 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국내 열연·냉연 유통가격은 각각 15만원·16만원, 철근도 4주간 6만원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화강세로 환산이익이 발생하고, 현대·기아차 수익성 개선에 따른 차강판값 인상 가능성 및 주택 공급 확대 등 전방산업 약진도 업계의 성적표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요소로 꼽혔다.

다만 유연탄 가격(톤당 85.14달러)이 지난해 11월 대비 35달러 이상 오르는 등 오름세가 지속되고, 각국 전기로 가동률 증가에 의한 철스크랩 가격 상승은 리스크로 언급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대비 3만원 가량 오른 탄소강 판매 가격이 원가 상승을 상회하는 가운데 해외 철강 자회사 실적도 개선되는 등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500억원에 달하고, 올 1분기에도 유사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의 경우 열연과 일반 냉연 등 판재류 가격이 인상되면서 롤마진이 향상되는 등 67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판재류 가격 상승으로 고로 판매가격이 전분기 대비 4만원 이상 오르고, 차강판 가격도 높아지면 추가적인 실적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국제강도 66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후판 부문 적자 △브라질 CSP 실적 △냉연도금류 롤 마진 축소 등의 영향으로, 이 중 냉연도금류는 자동차·가전 등의 호황 덕분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다.

세아베스틸은 스크랩 가격 급등으로 일부 품목 롤마진이 축소되고,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의 부진에도 판매량이 9만톤 가량 확대된 덕분에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종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전체 조강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허베이성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철강재·철광석 트럭운송 등 물류에 일시적으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철강가격 상승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상·정지훈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브라질 철광석 생산량이 기대치에 미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중국·호주간 갈등 확산 등 리스크가 있으나, 제품값 강세가 이를 흡수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상승폭으로도 상반기까지 실적 호조를 담보할 수 있고, 국제유가도 반등하는 등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는 것은 상품 가격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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