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입양 가정을 향한 편견을 만들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허지웅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정인이의 학대 사망을 계기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야기의 무게추가 학대 문제에서 입양 문제로 이동하면서 입양 가정을 향한 편견과 오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적었다.

   
▲ 사진=허지웅 SNS 캡처


이어 "지난 한해 동안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아찔하게 만들었던 아동 학대 사건들이 모두 입양가정에서 벌어진 것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을 고문한 건 대개 친부모였다. 입양 가정의 아동학대 비율은 전체의 0.3%"라고 설명했다.

그는 "애초 정인이 사건을 중간에 멈추게 만들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가 무산된 이유가 바로 편견 때문이었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그럴 리 없다는 편견. 그리고 입양가정을 향한 편견일 거란 편견에 대한 편견"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나의 편견이 사실과 다르다고 증명됐을 때 그와 반대되는 편견이 강화되는 건 잘못이다. 편견은 정반대의 편견과 공생하며 서로 다른 편견을 가진 이들의 분노와 증오 속에서 힘을 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살아가면서 편견을 아예 버리고 사는 건 가능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타인을 내 편의대로 나쁘게, 혹은 좋게 평가하고 단정짓는 태도가 상상하지 못할 참극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하 허지웅 인스타그램 전문]

최근 정인이의 학대 사망을 계기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야기의 무게추가 학대 문제에서 입양 문제로 이동하면서 입양 가정을 향한 편견과 오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아찔하게 만들었던 아동 학대 사건들이 모두 입양가정에서 벌어진 것이라면 그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고문한 건 대개 친부모였습니다. 입양 가정의 아동학대 비율은 전체의 0.3퍼센트입니다.

애초 정인이 사건을 중간에 멈추게 만들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가 무산된 이유가 바로 편견 때문이었다는 걸 잊어선 안됩니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그럴 리 없다는 편견. 그리고 입양가정을 향한 편견일 거라는 편견에 대한 편견 말입니다.

하나의 편견이 사실과 다르다고 증명되었을 때 그와 반대되는 편견이 강화되는 건 잘못입니다. 편견은 정반대의 편견과 공생하며 서로 다른 편견을 가진 이들의 분노와 증오 속에서 힘을 기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입양가정을 의심해선 안된다는 편견과 입양가정은 의심할만하다는 편견이 다투는 가운데, 드러나는 증거와 사실 대신 담당자들의 편견에 기반한 결정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편견을 아예 버리고 사는 건 가능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타인을 내 편의대로 나쁘게, 혹은 좋게 평가하고 단정짓는 태도가 상상하지 못할 참극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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