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의 우완 투수 주권(26)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조정 신청을 했다. 구단 제시액과 자신의 요구액이 차이가 나 2021시즌 연봉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1일 오후 6시까지 연봉조정 신청을 받았다. 신청 마감 결과 주권이 유일하게 연봉조정 신청을 했다.

KBO에 따르면 kt 구단은 주권에게 연봉 2억2000만원을 제시했고, 주권은 2억5000만원을 요구했다. 양 측은 3000만원 차이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봉조정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주권의 지난해 연봉은 1억 5000만원이었다.

   
▲ 사진=kt 위즈


주권은 kt 불펜의 핵심 역할을 했다. 2020시즌 77경기에 등판해 70이닝을 던졌고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kt가 정규시즌 2위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분명 상당한 연봉 인상이 기대됐고, kt는 팀의 연봉 고과 시스템에 의해 산출한 대로 7000만원 인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권은 1억원 인상을 요구했고, 세 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kt 측은 시스템화 되어 있는 구단의 연봉 고과 산정에 따라 결정한 제시액이며,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 문제가 있어 주권의 요구대로 조정해주기 어려웠다는 설명을 했다. 다만 주권이 연봉조정 신청을 한 데 대해서는 "선수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며 감정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KBO리그에서 연봉조정 신청 선수가 나온 것은 9년 만이다. 2012년 이대형이 당시 소속팀이었던 LG 트윈스를 상대로 연봉조정 신청을 했다. 이대형은 이후 조정 신청을 취소해 KBO의 조정위원회가 열리지는 않았다.

조정위원회까지 열린 것은 2011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이었다. 이대호는 2010시즌 타격 7관왕을 휩쓴 것을 근거로 3억9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 오른 7억원의 연봉을 요구했고, 롯데 측은 6억3000만원을 제시했다. 양 측은 7000만원 차이가 있었는데 조정위원회는 구단 제시액 6억3000만원으로 이대호의 연봉을 결정했다.

한편, KBO리그 통산 연봉조정 신청은 총 97건 있었고, 조정위원회까지 간 경우는 20차례 있었다. 조정위원회는 단 한 건을 제외하면 모두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선수 측 요구가 받아들여진 사례는 2002년 유지현(LG)이 유일하다. 당시 유지현은 그 전 시즌 연봉 2억원에서 2000만원 오른 2억2000만원을 요구했고, LG는 1000만원 삭감한 1억9000만원을 제시했다. 조정위원회는 유지현의 연봉을 선수 요구액인 2억2000만원으로 정해줬다.

앞으로 절차는 일주일 뒤인 18일 오후 6시까지 주권과 kt 구단이 각각의 연봉 산출 근거자료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어느 한 쪽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조정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서류를 제출한 쪽으로 조정한다. 마감일까지 선수 및 구단이 모두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조정 신청이 취하된 것으로 본다.

양 측 모두 자료를 제출하면 KBO 총재가 구성한 조정위원회가 25일까지 조정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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