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과 당대당 통합론 제기되자 자강론 부상
"안철수에게 메달리지 말자" 제1야당의 자존심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진들을 중심으로 안 대표에게 ‘입당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자강론’에 대한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의) 정당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3자 구도가 형성되더라도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 앞선 비대위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도 안 대표와 관련해 “대응하지 말라”며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의힘이 자기 후보를 내기도 전에 밖에서 찾는게 기회주의가 아니냐. 이건 콩가루 집안”이라고 이례적으로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지도부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이같은 반응은 결국 국민의힘이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강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 의석수는 103석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3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야권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103석의 제1야당이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이면 오히려 당내 분열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의 결선 투표에서 박원순 후보로 단일화가 된 뒤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라 안 대표로 단일화되는 경우 야당 분열의 형태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이 압도적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4~8일 조사해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3.5%였지만, 국민의당은 8.0%에 그쳤다. 의석수와 지지율 면에서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12일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면서 “우리가 안 대표에게 ‘입당해달라’고 요구를 할 게 아니라 안 대표가 ‘입당시켜달라’고 나서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 “여당보다 5배 많은 후보군을 보유한 제1야당답게 당당하게 처신하면 좋겠다”면서 “우리 후보만으로 이겨야 하고,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게 제1야당에 걸맞는 처신”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우리는 우리의 길 가고, 안철수는 안철수의 길 가면 된다. 그러다가 필요하면 나중에 만나면 되지 않나. 그 때 후보 단일화하면 되지 않나. 안철수에 그만 매달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입당을 위한 문은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최근 당 사무처는 지지율 높은 외부주자에게 예비경선 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안해 자료로 만들었다. 사실상 안 대표의 입당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안 대표에게 언제든 입당해서 경선에 참여하라고 한 만큼 어느 정도 문을 열어둬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 단일화가 중요해진 만큼 다양한 방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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