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남서 5000여가구 수주…수익 없이 사업비 지원하는 민관협력형 청년주택 사업 참여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중흥건설이 경남도에서 진행하는 민관협력형 청년주택 사업에 1억원을 기부했다. 이 사업은 민간 건설사가 청년주택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형태로, 중흥건설이 지난해 수주 실적이 좋았던 경남도에 주거복지 기부금을 베푼 것으로 해석된다.

   
▲ 중흥건설그룹 사옥 전경./사진=중흥건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경남 김해시 삼방동 소재의 청년주택 10가구의 1차 입주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김해시 청년주택은 경남도 맞춤형 청년주택 '거북이집' 2호이자 경남도 최초의 민관협력형 청년주택이다.

경남도는 지난해 4월부터 '거북이집'이라는 이름의 맞춤형 청년 공유주택과 청년 주거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해 4월 창원 반지동에 '거북이집 1호' 7가구가 공급했고 이번 김해시 '거북이집 2호' 10가구에 이어 올해 고성군에 '거북이집 3호' 4가구, 사천시에 '거북이집 4호' 12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김해시 청년주택 거북이집 2호는 중흥건설과 함께 민간참여형 청년주택 시범사업으로 추진된다. 지난해 6월 경남도‧김해시‧경남개발공사‧중흥건설은 민간소유의 노후다가구주택을 일부 수선해 청년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독특한 점은 일반적으로 수도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민간 건설사와 손잡고 청년주택을 공급했던 방식과 달리 이번 김해시 청년주택 거북이집 2호는 민간 건설사가 시공을 맡지 않고 사업비를 지원해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중흥건설의 기부금 1억원과 경남도와 김해시의 예산 각 5000만원을 합해 2억원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중흥건설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기부' 명목으로 경남도 청년주택 사업에 1억원을 쾌척한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이 해당 사업에 참여하게 된 데는 다른 배경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청년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오히려 정부기관이 민간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원금을 제공하는 경우는 있어도 민간 건설사가 수익 없이 공사비를 지원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 경남 창원 반지동 '거북이집 1호' 모습./사진=경남도청


중흥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텃밭'이었던 경남도에 수익을 환원할 목적으로 사업에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경남에 중흥건설이 맡고 있는 현장이 다수 있는 만큼 건설 분야에서 더 구체적이고 선별적인 사회환원활동 개념으로 사업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흥건설그룹의 계열사 중흥토건은 지난해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총 1조3550억원을 기록하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전국 순위 7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수주액 1조원을 넘긴 민간 건설사 9곳 중 중견 건설사는 중흥토건이 유일하다.

중흥토건이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수주한 물량 중 경남에 공급하게 될 물량은 5381가구로 총 수주 물량 1만273가구의 절반 이상을 경남에서 수주했다. 

지난해 중흥토건이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은 △목포 서산온금 1007가구 △부산 효성재건축 221가구 △천안 문화구역 833가구 △서울 봉천2구역 254가구 △대전 선화1구역 1828가구 △서울 길훈아파트 220가구 △구미 송림아파트 249가구 △창원 상남산호구역 재개발 및 도시환경정비사업 3427가구 △창원 마산 반월지구 주택재개발 1954가구 △부산 남일흥아 가로주택정비사업 280가구 등이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민관협력형 청년주택 사업에 참여할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경남도청과 경남개발공사가 몇몇 건설사들과 의견을 조율했고 그 중 중흥건설과 뜻이 맞아 사업을 함께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시 청년주택 거북이집 2호는 10가구 중 8가구는 침실은 따로, 주방·거실·화장실 등은 함께 사용하는 공유형으로, 나머지 2가구는 전용면적 29~36㎡ 내외의 1인 주거형으로 조성된다. 임대보증금은 주변 시세의 50% 이하 수준인 100만원이며 월 임대료는 방의 규모에 따라 5~20만원 정도로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입주는 3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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