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 규모 전년비 9% 증가한 7910만대…2019년 대비 91% 수준
전기차는 38.6% 증가한 235만대 규모…내년도 36.9% 고성장 지속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9%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던 전기차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고성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동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지역분석실장은 12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세미나에서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2021년 전망'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7264만대에 머물렀다. 하반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상반기 주요국의 락다운 등으로 생산과 수요가 동시에 차질을 빚으며 연간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 세계 주요 지역별 자동차 시장 전망. /사진=글로벌경영연구소 제공


지역별로는 인도, 러시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 가장 큰 26%의 감소폭을 보이며 1200만대 수준이었고, EU도 25% 감소한 1347대에 그쳤다. 미국은 15% 감소한 1458만대, 중국은 6% 감소한 1950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코로나19 확산 통제와 개별소비세 감면 등 경기부양책, 주요 업체별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6% 증가한 185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다.

이 실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자동차 판매가 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지역은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는 7910만대로 전년 대비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로 21% 증가한 3723만대 규모가 되겠지만, 하반기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4187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하락폭이 컸던 EU 시장이 가장 높은 14%의 증가율을 보이며 1529만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도 10% 증가한 214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은 6% 증가한 1550만대, 신흥시장은 9% 증가한 1307만대 규모가 예상된다. 한국 시장은 지난해 시장 호조 요인이 다소 희석되며 역으로 7% 감소한 173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요 지역에서의 판매 증가는 대부분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경제 측면의 회복세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 실장은 "글로벌 경제는 제한된 성장세 회복 속에서 구조적 변화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올 상반기까지 지속되는 데다, 부채 급증을 우려한 각국의 경기부양 여력 축소로 회복세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시장에 대해서도 "상반기에는 지난해 코로나 봉쇄의 기저효과로 급등하겠지만, 연간으로는 2019년 대비 91%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각국의 경제회복 및 소비심리 회복 정도에 따라 시장별 자동차 시장 회복 속도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올해 시장 규모가 2019년의 103% 수준을 기록하겠지만, 신흥시장은 2019년의 82%, EU도 8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글로벌 평균 수준인 91%, 국내 시장은 99%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 국내 자동차 시장 전망. /사진=글로벌경영연구소 제공


이 실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변화에 대해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대와 산업 전반의 친환경화 촉진 등 기존에 서서히 진행되던 변화가 단기간 내 압축적으로 나타나면서, 디지털·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는 △지역별 회복 속도 차별화 △지역별 구매 성향 양극화 △온라인 판매 및 구독 서비스 확대 △BEV(배터리 기반 순수 전기차) 성장 가속화 △업체별 실적 양극화라는 5가지 특징을 언급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은 주요국 정부의 환경·연비 규제 강화와 전기차 보급 지원 및 완성차 업체들의 볼륨 모델 판매 본격화와 신차 출시 확대로 올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3.5% 증가한 170만대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회복되는 올해는 무려 38.6% 증가한 235만대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36.9%의 고성장을 지속해 전기차 시장이 322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실장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가 잇따르며 시장 리더십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가격과 마케팅 전략 수립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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