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인사와 야권 단일화로 서울에 이목 집중된 반면 부산은 잠잠
중앙의 무관심 속 여는 인물난, 야는 후보간 마타도어로 과열 양상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대선급’ 후보들의 출마로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것과 달리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서울시장 선거’라는 덫에 걸려 함께 열리는 부산시장 선거가 후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8명의 예비후보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시동을 걸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당내에서는 최초로 출마를 선언했을 뿐이다.

이번 보궐선거가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것을 감안한 듯 김 전 사무총장은 출마 선언식에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 소속 시장 잘못으로 생겼다. 시민 여러분께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선거 전략도 정치 이슈보다는 경제 정책을 강조할 방침이다. 그는 “부산시의 ‘영업 사장’이 되겠다”면서 가덕도신공항 조기 착공과 도심철도 지하화, 공공기관 부산 이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복합문화공간인 무명일기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내에서는 김 전 사무총장의 출마를 계기로 당내 경선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에서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사무총장이 스타트를 끊은 만큼 이제 여권의 후보군들도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분위기지만 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선급’ 후보들의 출마와 함께 야권단일화에 관심도가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뒷전으로 밀린 분위기다. 여기에 부산지역 여론에서도 앞서면서 지역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시민 여론조사 100%’로 후보를 정하기로 한 파격룰 역시 외부인사 영입을 위해 당의 문을 활짝 연 것이지만,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수민 공관위원은 지난 8일 공천관리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민 여론조사 100%로 본경선을 치르는 게 국민의당과 합당을 염두에 둔 것인가’라는 질문에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그런 부분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폭넓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소속 이언주 전 의원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사진=연합뉴스

보궐선거가 '서울 중심'으로 흘러가는 와중에 후보들 간 흑색선전 등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안병길 공관위원은 “당내 경쟁이 과열·혼탁 조짐을 보이면서 당원과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공관위원은 이어 “구태정치의 표본인 흑색선전, 근거없는 비방 등 여러 유형의 마타도어를 일체 삼가주시길 바란다”며 “이를 지키지 않는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자격 박탈 등 패널티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공관위의 강력한 의지”라고 경고했다.

부산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우리당에 유리한 선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맞지만, 후보 간 경쟁 과열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면서 “당에서 보다 관심을 갖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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