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현대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현대·국민카드를 이용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유는 그동안 자동차 구매시 이용했던 복합할부금융의 수수료율을 놓고 벌이고 있는 카드사들 과의 협상이 난항을 격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은 차를 사기 위해 캐피털사를 찾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차 값을 결제하면 카드사가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수수료(1.9%)를 받아 이 중 일부를 캐피털사에 돌려주고 캐피털사는 이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금리를 낮춰주는 상품이다.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고, 카드사는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복합할부금융을 이용한 매출은 2010년 8654억원에서 지난해 4조5906억원으로 3년만에 5배 이상 급증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복합금융할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다. 가맹점 수수료를 지불해야하는 현대차의 경우만 봐도 지난해 수수료로 800억 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3조7210억원의 2.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제조사가 지불하는 1.9%의 수수료란 카드사들은 최장 40~45일 동안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데 따른 자금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등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복합할부금융은 실제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하루정도이고 구매자가 카드로 차량대금을 결제 하면 결제일로 부터 3일 후 할부금융사로가 카드사에 대금을 지불한다. 즉 대손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슬란 풀옵션 차량을 판매한 경우 1.9%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대당 100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돈을 빌리는 것으로 생각하면 5000만원의 하루 이자가 100만원 이라는 이야기로 심히 과한 고금리 상품이라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의견이다.

   
▲ 내년부터 현대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현대·국민카드를 이용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유는 그동안 자동차 구매시 이용했던 복합할부금융의 수수료율을 놓고 벌이고 있는 카드사들 과의 협상이 난항을 격고 있기 때문이다./뉴시스 자료사진

단순히 고금리 상품에 속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제조사의 마이너스는 곧 차량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장의 저금리 상품이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매출을 늘리는 카드사들의 요심이 소비자들을 두 번 울리는 결과를 초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립을 지켜야할 금융당국 마저 편파적인 태도를 보이며 카드사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여 관련 업계를 비롯한 국민모두를 실망스럽게 했다. 한편에선 현대차를 상대로 마녀사냥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식의 의견도 나올 정도였다.

현재 현대차가 각 카드사에 요구하고 있는 수수료율은 금융규제 개혁 제안과제 중 하나로 자금조달비용과 채권회수비용 등이 발생하지 않는 체크카드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를 0.7% 이하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복합할부금융은 대손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현대차는 카드사들에 수수료율을 0.7%로 제안했었던 것이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