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레이스' 펼치는 우상호 "나올 거면 나오고 말 거면 말고"
박영선 "어디선가 뻐꾹새 아니어도 작은 종달새라도 돼야 하는데"
[미디어펜=박민규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든 더불어민주당의 '속앓이'가 깊어가고 있다.

재보궐 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직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우상호 의원 한 명 뿐. 게다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 후보들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상대로 평가받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마 고민만 계속할 뿐 속에 마음을 정하지 않고 있어 당내 아직 경선 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여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홀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우 의원은 "혼자 뛰니 외롭다"며 "다른 후보들이 너무 시간을 끄는 측면이 있다. 나오실 거면 나오고 아니면 아니다를 분명히 해줄 필요가 있다"며 박 장관을 겨냥하듯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그러면서 "조속히 당이 서울시장 경선 일정을 확정해 발표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현재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제3의 후보'를 출마시켜 후보군을 넓혀야 경선을 흥행시키고 당내 경선에대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3의 후보로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는 김동연 전 부총리 카드가 거론됐다. 당내에서는 김 전 부총리가 후보로 나온다면 중도층을 확보하고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 전 부총리 출마와 관련해서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그런 인과관계는 '소설 같은 얘기'라는 얘기가 있었다"며 "정세를 잘 분석하는 당직자가 책임 있게 발언했고 다 그렇게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광온 민주당 사무총장도 "김 전 부총리 (출마) 대전제는 박 장관이 출마하지 않으면 나온다는 것인데, 박 장관이 안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우원식 의원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동연 부총리의 경우 대안이 없다면 직접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하면서 출마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에 출현해 "김동연 부총리도 우리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 한, 경제부총리 한 분이신데 제가 원내대표 할 때 쭉 뵀다. 그 역량이 참 대단한 분"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동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우상호 의원은 "특정인 거취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무 근거 없이 이렇게 오래 나오지 않는다. 제안도 받고 고민한 것은 사실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다만 저희 당에 기반이 튼튼하게 있는 분은 아니니까 여러 가지로 따져보고 고민을 하고 계셨던 게 아닌가 싶다"며 "등판 가능성 아직 남아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중소벤처기업부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전 부총리가 당내 조직과 세력이 없어 경선을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박영선 장관이 불출마해야 김 전 부총리가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총리의 출마 여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박 장관은 SNS에 김완화 시인의 '뻐꾹새 한 마리 산을 깨울 때'를 올리며 "어디선가 뻐꾹새는 아니어도 작은 종달새라도 되어야 할 텐데"라고 썼다. 박 장관이 이같은 행보는 출마 여부를 놓고 복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선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양자대결 구도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김 전 부총리의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박 장관은 신년 대통령 업무보고 등을 마친 후 거취를 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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