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단독보도…미국 CSIS측 인터뷰 "양정철 합류, 류진 회장 의견 중요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57) 전 민주연구원장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 선임연구원으로 합류하는 과정에 국내 방산기업 풍산그룹 류진(63) 회장이 적극적 역할을 하며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더팩트가 단독보도했다.

더팩트는 양정철 전 원장의 미국 연수와 관련해 CSIS측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지난해 말 풍산홀딩스 소유 건물에서 양 전 원장과 류진 회장의 회동 사실 취재 등을 종합한 결과 류진 회장의 큰 역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더팩트 취재진이 13일 양정철 전 원장의 미국 연수와 관련해 CSIS측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 내용. /자료=더팩트 제공

지난 13일 더팩트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한 미국 CSIS의 앤드류 슈와츠 언론 담당자는 양정철 전 원장 합류 배경을 묻는 이메일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양정철은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한다. 보수는 받지 않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에 양정철이 햄리 소장에게 먼저 연락했으며 햄리 소장은 양정철 합류에 대해 CSIS 이사인 류진 회장과 논의했다"며 류진 회장의 역할을 시인했다.

CSIS 측은 "2년(2019년 7월 16일) 전 처음 민주연구원이 CSIS와 제휴를 맺을 때 류 회장이 연결해줬다"라며 "이번에도 양정철 측이 연락 왔을 때 류진 회장 의견을 듣는 게 중요했다"고 답했다. 따라서 양 전 원장과 관계에 대해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류 회장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이 밝혀졌다. 

   
▲ 지난달 21일 양정철 전 원장과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만난 풍진홀딩스 소유의 건물 입구. /사진=더팩트 제공

더팩트에 따르면 양 전 원장과 류진 회장의 회동은 지난달 21일 풍산홀딩스가 소유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특별 장소에서 약 3~4시간 동안 만나 제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풍산그룹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의 직접 만남 이유에 대해 "만남을 알지 못 한다"며 "류 회장이 CSIS 이사로 합류한 사실은 알지만, 양 전 원장의 내용은 알지 못 한다"라고 말했다. 더팩트 측은 양 전 원장에게도 류 회장 만남 배경과 미국 출국 일정 등을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팩트는 양 전 원장과 류진 회장의 인연이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CSIS 연수뿐만 아니라 지난 2019년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에서도 특별한 인연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전했다. 지난 2019년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깜짝 참석'할 당시 막후에서 양 전 원장과 류진 회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 초청은 양 전 원장이 미국 정계에 발이 넓은 류 회장에게 부탁해 성사됐다는 것이다.

   
▲ 지난 2019년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 참석은 양 전 원장이 류 회장(왼쪽 빨간 원)에게 부탁해 성사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1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참석하는 양 전 원장과 부시 전 대통령 뒤편의 류 회장. /사진=더팩트 제공

기사는 류진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 전 원장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1989~1990년 노동자 해고로 풍산이 파문을 일으켰을 당시 풍산의 고문 변호사를 맡은 인연이 있다. 2018년 12월 아버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도 류 회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한국측 사절단에 포함됐다.
 
풍산그룹과 류 회장은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30일 미국 CSIS 초청 만찬 연설에도 함께했다. 그뿐만 아니라 2017년 11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만찬에도 참석했다.

앞서 더팩트는 양 전 원장의 미국행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한정식 집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최재성 정무수석과 함께 3시간여 동안 저녁 회동을 가진 사실을 '단독보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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