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지만 소비량은 사실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누적 휘발유, 경유 판매량은 1억6800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 상승하는데 그쳤다.

   
▲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이 기간 주유소 석유 제품 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자동차 등록 대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한다면 석유 제품 가격 내림세가 아직 소비 심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유소 가격이 본격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9~11월 수송용 휘발유, 경유 누적 판매량은 4636만배럴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 상승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지난달 한 달 소비량은 1865만9000배럴로 전년 대비 2%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달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9%, 9.4% 하락하는 등 지난 6월부터 24주 연속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등록대수도 지난 10월 말 2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지난해 대비 3% 이상 증가했지만 석유 제품 소비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경유는 등록 차량 대수가 지난해보다 6% 이상 늘어남에 따라 판매량이 소폭 상승했지만 휘발유 수요가 뒷걸음질 치며 전체 소비량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석유 제품 가격이 소비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유소 판매 가격 하락이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