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현대차그룹 2015 정기 임원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 현대자동차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는 현대자동차 141명, 기아자동차 60명 등 계열사 27곳 총 433명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였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현대자동차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승진자를 최소화하며 숨고르기를 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임원 승진자가 연구·개발(R&D)과 영업 부문 등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이는 정몽구 회장의 800만대 생산 이후의 시대를 맞아 과감하게 인재에 투자에 대한 결단력있는 의지가 내제 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현대차그룹은 직급별로 ▲부사장 17명 ▲전무 44명 ▲상무 76명 ▲이사 133명 ▲이사대우 160명 ▲연구위원 3명의 인사를 단행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내실경영을 유지하면서 미래 사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조직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이번 정기인사는 ▲연구개발 및 품질, 영업 및 마케팅 부문의 승진자 비율 확대 ▲핵심 기술분야 신규 연구위원 승진 임명 ▲여성 임원 및 발탁 승진의 성과자 우대 등 예년의 인사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연구개발, 기술부문의 승진자가 전체 대상자 중 가장 높은 43.6%(189명)를 차지했다. 핵심 기술 경쟁력과 직결되는 R&D 부분의 승진이 크게 두드러진 것이다.

차량 성능과 품질 개선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친환경·차량IT(정보기술) 등 미래 선도 기술의 확보를 위해 투자와 인력 보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영업과 마케팅 부문 승진자 비중은 26.8%(116명)를 차지했다. 경쟁 심화와 환율 리스크 증대 등 어려운 시장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시장에서의 판매와 브랜드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신임 임원인 이사대우 160명 가운데 34명은 연차와 관계없이 발탁했다. 정 회장의 인재에 대한 투자 의지가 반영된 대목이다. 현대차는 최근 세계적인 고성능 차량 전문가인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전문 인재 영입과 발탁,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 뉴시스 자료사진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산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승진자를 늘렸다. 이번 인사는 올해로 글로벌 판매 대수가 전세계 자동차 회사 가운데 5번째로 800만대를 넘게 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그룹을 안정화하고 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을 대비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 서울 삼성동의 옛 한전본사 부지 입찰에 10조원을 써 넣는 '통큰 베팅'을 한 것도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위상에 걸맞는 사옥을 건립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인사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 한해 ▲안병모 기아차 부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최성기 베이징현대기차 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등 어느 때보다 폭넓은 수시 임원 인사를 적시에 단행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또 현대차그룹은 800만대 판매 시대에 걸맞는 조직 개편도 준비 중이다. 연구·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영업 조직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최근 7년간 BMW사의 M연구소장으로 고성능차의 주행성능, 서스펜션, 구동, 공조시스템 등의 개발을 담당해왔던 알버트 비어만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는 기존의 인정받아온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서 도약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엔저돌풍을 등에 업고 인센티브를 늘려 판매에만 급급한 일본 차량과 차별화를 두고 내실을 기하고 품질로서 세계무대에서 인정을 받겠다는 강한 의지인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내년 자동차 판매 목표를 올해 800만대에서 5∼10% 늘리는 한편 질적인 성장도 도모해 브랜드의 위상 강화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