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 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4승2패로 창단 첫 우승을 하는 순간, NC 마운드를 지킨 마무리 투수는 원종현(34)이었다. 원종현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포수 양의지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원종현에게는 너무나 뜻깊은 순간이었다. 팀이 처음으로 우승한 한국시리즈 최종전을 스스로 마무리했다는 것 이상으로 원종현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대장암을 극복하고 그라운드로 돌아와 다시 선수로 뛸 수 있었고, 영광의 우승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사진=더팩트 제공


원종현은 지난 2015년 1월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2014년 NC에서 늦깎이 1군 주전투수로 자리잡는가 했는데 갑자기 찾아온 병마였다. 원종현은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12차례나 되는 항암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1년 만인 2016시즌 복귀했다. 이후 불펜의 핵으로 활약했고, 2019~2020시즌은 마무리 투수를 맡아 NC의 뒷문을 책임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원종현 인간승리 드라마'의 해피엔딩이라 할 만했다.

롯데 주전 중견수로 활약해온 민병헌(34)이 뇌동맥류 수술을 받기로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 구단은 18일 "민병헌은 지난 2019년 뇌동맥류를 발견한 뒤, 서울대병원에서의 정기 검진을 통해 경과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해왔다"면서 "최근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측의 소견에 따라 오는 22일 서울대병원에서 뇌동맥류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 뇌동맥류가 점차 부풀어 올라 뇌출혈을 일으키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까다로운 뇌 수술이어서 롯데는 물론 다른 팀 선수들, 많은 야구팬들이 걱정하고 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건강을 회복해 하루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오기를 응원해주고 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그동안 남몰래 투병해오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민병헌이다. 지난해 성적이 갑작스럽게 뚝 떨어진 원인도 바로 뇌동맥류 때문이었지만, 사정을 알 수 없는 롯데 팬들의 비판도 많이 받았다.

민병헌은 두산에서 최고 외야수로 활약을 펼치다 2017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4년 80억 계약)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타율은 2할3푼3리에 그쳤다.

수술을 앞둔 민병헌은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건강하게 잘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걱정해주는 동료나 팬들을 오히려 안심시켰다.

이 약속을 꼭 지켰으면 좋겠다. 민병헌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국가대표' 외야수의 위용을 다시 보여 주면 또 한 편의 '인간승리' 드라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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