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정치인 관련 테마주 상승…연관성 '희박'한 경우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함께 차기 대선 레이스도 점점 가열되면서 유력 정치인들과 관련된 ‘테마주’ 역시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 새로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상태라 테마주 관련 거래 역시 과열 양상을 보일 확률이 높다는 게 시장 안팎의 예측이다. 금융당국은 집중 모니터링 의사를 드러냈다.

   
▲ 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정치 테마주 관련 흐름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오는 4월 7일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이 선거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테마주들의 흐름 역시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랩은 ‘안철수 테마주’의 단골 종목이다. 원래 사명이 ‘안철수연구소’였던 만큼 안 대표와의 관련성은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달 들어서만 안랩 주가는 10%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이번 상승세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면서 가속화됐다.

이날 장관직 사의를 표명한 박영선 장관 역시 서울시장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박 장관이 재직했던 iMBC 주가 역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나경원 테마주’ ‘오세훈 테마주’도 나름대로의 수급을 형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대선 레이스도 점점 주식시장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선거는 1년 이상 남아있지만 워낙 ‘큰 판’인 만큼 정치테마주들의 등락은 이미 시작됐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정치인은 단연 이재명 경기도지사라 할 수 있다. 그는 최근 실시된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국무총리)을 제치고 선두에 섰다.

그러면서 줄잡아 30여개의 종목이 ‘이재명 테마주’로 묶여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이들 종목들의 대부분은 이 지사와의 관련성이 희박하다. 예를 들어 사주가 이 지사의 모교인 중앙대학교와 동문인 경우 주가가 급등하는 식이다. 사법연수원 동기, 동향 출신 등도 테마주가 형성되는 ‘단골’ 이유지만 그 관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자주 제기된다.

이재명 테마주 중에서 가장 크게 오른 오리엔트정공, 오리엔트바이오 등은 그나마 이 지사가 어린 시절 이들의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나마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치테마주는 실제로 해당 정치인의 정치적 성장과는 별개인 경우가 많다. 

말은 ‘정치테마주’지만 이 이슈에서 정치는 그저 일시적으로 수급을 형성하기 위한 미끼인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대부분 정치테마주를 다루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사람 테마’보다는 차라리 정책테마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을 전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투자 초심자들이 시장에 많이 유입된 상태라 테마주 뇌동투자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치인 자체를 테마로 하는 종목들보다는 친환경‧무상급식‧무상교복 등 최근 이슈가 되는 정책들에 연계된 종목들을 찾는 게 더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치테마주가 계속 과열 양상을 보이면 금융당국 역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거래소는 시장감시위원회를 통해 테마주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금융위원회 역시 지난달 “증권시장 불법‧불건전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